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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9F° (US Ver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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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zanne Vega - 99.9F° (1992)
1980년대 후반 《Solitude Standing》으로 세계적인 싱어송라이터로 자리매김한 수잔 베가가 1992년 발표한 네 번째 정규 앨범. 《99.9F°》에서 그녀는 그동안 기존 3장의 정규 앨범에서 보여줬던 어쿠스틱 포크 스타일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변화를 주는 방향을 선택했다. 물론 그녀의 음악적 근간이라 할 수 있는 특유의 섬세한 보컬과 문학적인 가사는 여전하지만, 사운드적으로 전자음과 강한 리듬, 독특한 사운드 프로덕션을 결합하는 등 기존의 포크 팝에서 벗어난 색다른 매력을 들려준다. 본 앨범의 커버 역시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그녀의 얼굴이 센터를 차지하고 있지만, 단순/담백했던 전작들과는 완전히 다른 팝아트를 보는듯 강렬하고 칼러풀한 아트워크는 새로운 시대에 대한 변화의 의지와 분위기를 보여주는 듯 하다.
프로듀서 미첼 프룸과 함께 만들어낸 거칠고 긴장감 있는 사운드는 이전 앨범들과 확연히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특히 “Blood Makes Noise”의 강렬한 리듬과 “99.9F°”의 어둡고 관능적인 분위기는 앨범의 새로운 음악적 방향을 잘 보여준다. 반면 “In Liverpool”처럼 서정적인 곡에서는 트레이드 마크라 할 수 있는 섬세한 멜로디와 문학적인 가사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99.9F°》는 단순히 포크 싱어송라이터의 음악적 변신을 보여주는 앨범이 아니라, 30대에 들어 발표한 첫 앨범으로 자신의 음악적 틀을 스스로 확장해 나간 수잔 베가의 중요한 작품이다. 본 앨범이 발매되었던 1990년대 초는 새로운 것을 갈망하던 X 세대들의 요구에 음악씬에서도 얼터너티브 록, 힙합, 일렉트로니카 음악 등이 주류로 급부상하며 상당한 격변의 시기였는데, 본 앨범 역시 그 영향을 어느 정도는 보여주고 있다고 보인다. 《Solitude Standing》의 수잔 베가에서 한층 더 실험적이고 성숙한 1990년대의 수잔 베가로 넘어가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는 앨범으로, 그녀의 음악 세계를 깊이 있게 만나고 싶은 팬들에게 추천할 만하다.
* Producer : Mitchell Fro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