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 Computer 이후 3년여만에 선보이는 라디오헤드의 네 번째 정규 앨범 Kid A

앨범 타이틀 ‘Kid A’는 세계 최초로 영국에서 승인받아 곧 베일을 벗을 ‘최초의 복제 인간’을 지칭하는 말로 라디오헤드의 사회비판적인 시각을 반영하고 있다.
새 앨범에서는 어떠한 커머셜 싱글과 뮤직 비디오도 발표하지 않겠다고 선언, 상업성보다는 자신들이 추구하는 음악세계로 평가받기를 기대하는 이들의 음악적 자신감을 느끼게 해 준다. 영국의 저자(著者)인 콜린 라킨(Colin Larkin)이 최근 20만명의 음악팬과 저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실시한 “All-Time Top 100 Albums” 투표에서 이들의 앨범「The Bends」와「OK Computer」가 각각 2, 4위를 차지하였는데, 비틀즈의 앨범「Revolver」,「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The White Album」이 1, 3, 5위를 차지한 것에 비추어 볼 때 명실공히 최고의 영국 밴드임에 분명하다.
본작은 분명 록 밴드의 사운드를 담고 있지 않다. 전작에서 시도했던 일렉트로닉적인 면을 극대화해 일렉트로니카 내지는 앰비언트 테크노 성향의 앨범을 탄생시켰다. [OK Computer]이후의 앨범에 대해 굉장한 스트레스를 받던 톰 요크는 대학 시절 열중했던 테크노에 다시금 빠져들었고, 레이블 소속의 밴드인 에이펙스 트윈(Aphex Twin)과 오테커(Autechre)의 음악에 몰두했다. 그 결과, 기타 리프 대신 기괴한 신서사이저 음과 노이즈가 자리잡고 전체적인 리듬은 드럼 머신이 이끌어나가는 매우 뜻밖의 사운드가 탄생한 것이다. 멜로디보다는 리듬에 치중한 앨범의 분위기는 전작들에 비해 한층 더 음울해졌으며, 황폐해진 인간의 내면을 표현하려는 듯 끊임없이 허우적댄다. ‘Everything In Its Right Place'와 ’Kid A‘가 앨범의 성격을 가장 잘 나타내는 트랙이며 ‘The National Anthem'에서는 마구잡이 브라스 세션의 아방가르드 재즈가 선보이기도 한다. 명확한 기타 리프로 인해 가장 록 적인 접근을 보이는 ‘Optimistic'과 제법 신나기까지한 테크노 비트의 ‘Idioteque', 그리고 어쿠스틱 기타가 등장해 가장 라디오헤드적인 사운드를 들려주는 ‘How To Disappear Completely' 등이 매력적인 트랙이다. 결과적으로 [Kid A]는 록 밴드가 만들어낸 가장 성공적인 일렉트로니카 앨범이라 할 수 있겠다. / oimusic 2001년 06월 피정우

* Producer : Nigel Godrich · Radiohe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