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 1
You Made Me Realise EP (1888)
01. You Made Me Realise
02. Slow
03. Thorn
04. Cigarette In Your Bed
05. Drive It All Over Me
Feed Me With Your Kiss EP (1988)
06. Feed Me With Your Kiss
07. I Believe
08. Emptiness Inside
09. I Need No Trust
Glider EP (1990)
10. Soon
11. Don’t Ask Why
12. Off Your Face
CD 2
Tremolo EP (1991)
01. To Here Knows When
02. Swallow
03. Honey Power
04. Moon Song
Rarities
05. Instrumental no. 2 (distributed on a free 7” with the first 5000 Isn’t Anything LPs)
06. Instrumental no.1 (distributed on a free 7” with the first 5000 Isn’t Anything LPs)
07. Glider (full length version) (B side on the Soon (The Andrew Weatherall Mix) 12”)
08. Sugar (promo only B-Side on Only Shallow LP, France only)
Previously Unreleased Tracks
09. Angel
10. Good For You
11. How Do You Do It
본 앨범을 추천해주시겠습니까? 추천하기
슈게이징의 전설 My Bloody Valentine의 브레인, 케빈 실즈의 공식 리마스터링을 통해 마침내 재발매되는 초기 EP 3장과 각종 희귀 트랙, 미발표곡 트랙 3곡 포함 더블 CD 앨범 My EP's 1988-1991
MBV은 1983년 결성되어 1985년 포스트펑크 스타일의 미니 앨범 This Is Your Bloody Valentine (1985)을 인디 레이블에서 발표하고 이후 Geek! (1985)과 The New Record by My Bloody Valentine (1986)등 몇장의 EP를 발표하며 열심히 자신들의 음악적 방향을 찾아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80년대초를 기점으로 과격했던 오리지널 펑크가 급격한 쇠퇴 이후 새로운 풍조로 떠오른 포스트펑크가 Joy Division, The Cure 등의 밴드들이 나타나며 나름 골수팬 층을 형성하기 시작했지만 아직 일반 대중에게는 낯선 장르였으며, 더군다나 이들은 사실상 거의 무명에 가까웠던 시절이었다.
그러다가 이들은 1983년 세워진 당시 신생 레이블인 (훗날 Oasis가 데뷔 초 활동했던 바로 그) Creation과 계약 후 본격적인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다. 자신들의 스타일을 확립하기 시작한 이들은 인디록팬들이라면 익히 알고 있는, 소위 슈게이징 록의 명반으로 손꼽히는 자신들의 양대 걸작인 Isn't Anything (1988)과 Loveless (1991)을 발표하며 드디어 평단과 대중의 주목을 받기 시작하며 80년대말부터 90년대초까지 황금기로 활동했지만 더 이상의 앨범을 발표하지 못하고 결국 1997년 해체를 선택했다. 그리고 공식 해체 이후 10년만에 극적 재결합을 이후며 정규 앨범 2장의 리마스터와 함께 본 컴필레이션을 발매하며 골수팬들을 기쁘게 해주었다.
2장의 CD로 구성된 본 앨범에는 Creation을 통해 발매된 첫 EP인 You Made Me Realise (1988)를 비롯해 Feed Me with Your Kiss (1988), Glider (1990), Tremolo (1991) 등 네 장의 EP와 몇 곡의 레어 트랙, 그리고 3곡의 미발매 트랙까지 무려 23곡이 담겨 있는 가운데, 밴드 초기부터 Kevin Shields가 기타 톤과 공간감, 텍스처에 얼마나 집착했는지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이는 단순한 B-side·싱글 모음집이 아니라, 밴드가 shoegaze라는 장르의 DNA를 거의 완성해 가는 과정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밴드 역사의 기록이기도 하다.
* You Made Me Realise EP (1988) — Shoegaze의 첫 번째 폭발
이 컴필레이션의 서두를 장식하는 You Made Me Realise는 여전히 가장 날것의 에너지를 품고 있다. 타이틀 트랙은 3분 47초라는 짧은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후반부로 갈수록 기타가 점점 더 날카롭게 찢어지며 "holocaust section"의 전조를 보여준다(라이브에서는 10~15분씩 늘어나는 그 유명한 노이즈 파트).
하지만 진짜 매력은 B면에 있다. Slow는 느릿느릿한 템포 속에서 Bilinda Butcher의 보컬이 안개처럼 퍼지며 거의 환각적인 평온을 주고, Thorn은 초기 C86 스타일의 쟁글을 유지하면서도 이미 뒤틀린 디스토션의 씨앗을 심는다. Cigarette in Your Bed와 Drive It All Over Me는 로파이하면서도 섬세한 멜로디 라인이 돋보이는 곡들로, 이 EP 하나만으로도 당시의 거의 모든 인디 밴드를 압도할 수 있었다는 평가가 과장이 아니다.
* Feed Me with Your Kiss EP (1988) — Isn't Anything 직전의 과도기
Isn't Anything의 타이틀곡을 미리 맛보게 해주는 EP. Feed Me with Your Kiss 자체는 훌륭하지만, 이 시기 MBV의 진짜 성장은 B면의 I Believe와 Emptiness Inside, I Need No Trust에서 드러난다. 기타가 단순한 리듬 악기가 아니라 공간 자체를 점유하기 시작한 순간이다.
* Glider EP (1990) — Loveless로 가는 가장 중요한 전환점
Soon 한 곡만으로도 이 EP의 역사적 가치는 충분하다. 거의 7분에 달하는 이 트랙은 acid house와 baggy 비트의 영향을 받아 드럼머신과 샘플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 기존의 기타 중심 사운드에 전자적인 펄스를 불어넣는다.
Glider 본 곡은 반복되는 기타 루프가 만들어내는 최면적 질감이 인상적이며, Don't Ask Why와 Off Your Face는 여전히 Loveless 시기의 프로토타입처럼 느껴진다. 이 EP는 단순한 브릿지 이상으로, Shields가 "기타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실험한 뒤에야 Loveless라는 완벽한 형태로 도달할 수 있었다는 증거물이다.
* Tremolo EP (1991) — Loveless의 쌍둥이 같은 존재
To Here Knows When, Swallow, Honey Power, Moon Song으로 구성된 이 EP는 Loveless의 정수를 미리 보여준다. 특히 To Here Knows When은 앨범 버전보다 더 날것의 질감이 살아있고, Honey Power는 Loveless 수록곡 못지않은 서정성과 날카로움을 동시에 지닌 명곡이다. 이 시점에서 My Bloody Valentine은 이미 "노이즈 팝"을 넘어선, 완전히 새로운 청각적 언어를 창조하고 있었다.
* EP's 1988-1991 (2012)
이 컬렉션의 가장 큰 미덕은 시간순으로 들을 때 진화의 서사가 명확하게 드러난다는 점이다. 1988년의 날것의 공격성 → 1990년의 전자적 확장 → 1991년의 완숙한 텍스처 조율까지, 불과 3년 만에 shoegaze라는 장르의 거의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은 기록이다.
물론 컴필레이션 특성상 약간의 흐름 단절감은 피할 수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앨범은 Loveless만큼이나 필수적이다. Loveless가 완성된 그림이라면, 이 EP 모음은 그 그림을 그리기 위해 Shields가 얼마나 많은 붓과 물감을 실험했는지 보여주는 스케치북이자, 동시에 독립적인 걸작들의 연속이다.
평점으로 치면 Loveless가 100점이라면 이 컴필은 92~95점 정도. 완벽한 하나의 작품은 아니지만, My Bloody Valentine의 "기적의 1988~1991"을 이해하려면 절대 빼놓을 수 없는, shoegaze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이드 프로젝트 중 하나다.
* 필청 트랙
: You Made Me Realise, Soon, To Here Knows When, Honey Power, Cigarette in Your Bed 등
* Re-mastered form the original master tapes by Kevin Shiel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