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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베이 말름스틴의 통산 9번째 솔로 정규 앨범으로 위대한 드러머 코지 파웰의 생전 마지막 연주가 수록된 작품.
기법적인 면에서야 사실 새로울 것이 없다. 다만 ′70, ’80년대의 전통 록의 수액으로 탄생한 리메이크 앨범인 전작 Inspiration(′96)에서부터 두드러진 경향이지만, 헤비 록 기타 리프를 빈번하게 사용하고 있는 것이나, 거의 모든 곡에 블루 노트의 블루지 프레이즈를 뒤섞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사운드도 상당히 깔끔하게 다듬어져 있다. 보컬의 로니 제임스 디오와 함께 잉베이가 자신의 ‘드림팀’의 일원으로 손꼽아 왔던 코지 파웰의 ‘난타’(亂打)는 이 앨범의 안정감에 상당한 힘을 실어주고 있다.
보컬의 멜로디 라인이 다분히 초기작(You don′t remember, I′ll never forget)을 연상시키는 타이틀 트랙 Facing the animal의 정통 하드 록의 리프 패턴은 돋보이며, 하모닉 마이너의 클래시컬 주선율에 중첩되는 짙은 블루 노트의 필도 매력적이다. Like an angel-for april 같은 곡이 누락된다면 잉베이가 아닐터. 이 곡은 그의 새로운 ‘연인 April에게 바친다’는 부제가 붙어 있는 아름다운 기타 톤의 전형적인 ‘잉베이식’ 러브 발라드다. 물론 ‘팝화’된 과거의 답습품 My resurrection과 Another time도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앨범마다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클래식 거장들에 대한 헌사의 소품으로 비발디의 Air on a theme도 잊지 않고 있다.
단단한 기승전결의 곡 구조와 멋진 헤비 리프, 그리고 반복상승의 레가토 프레이즈가 팽팽한 긴장감을 전해주는 Heathens from the north와 잉베이식 블루지 프레이즈를 멋지게 구현하고 있는 Sacrifice, 비록 노래는 ‘팝’이지만 순간적인 조옮김(변조)와 함께 기습적으로 파고 드는 기타 솔로가 강한 흡인력을 발휘하는 Alone in paradise는 일청의 가치가 있는 트랙들이다.
그러나 역시 이 앨범의 가장 큰 수작을 꼽으라면 스윕피킹과 블루지 프레이즈를 뒤섞어 바로크 메탈의 그 웅장한 비장감을 유감없이 풀어놓고 있는 Only the strong이다. Facing the animal은 적어도 그의 후속작들처럼 서둘러 폐기 처분돼야할 음반은 아니다. 물론 잉베이의 바람에 부응할 만한 ‘역작’도 아니지만. / gmv 1997년 12월 박신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