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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미국 얼터너티브를 대표하는 밴드, 스매싱 펌킨스의 통산 4번째 정규 앨범 Adore.
1998년작 Adore는 스매싱 펌킨스(이하 SP)의 여러 정규, 비정규 앨범들을 통해 가장 이질적인 사운드를 들려준다. 전작 멜론콜리 앨범이 거둔 음악적/상업적 양쪽에서 거둔 거대한 성공은 SP에게 너바나의 해체 이후 미국 최고의 밴드로 거듭나게 만들어주었으나, 동시에 엄청난 부담감은 3년만에 발표한 본 앨범에 그대로 드러난다. 전작에서 SP에 새로운 힘을 불어넣어주은 떠오르는 제작자 Flood가 계속 참여하지만, 표면적으로 밴드의 리듬을 담당하던 지미 챔벌린이 약물로 인해 밴드를 탈퇴가 가장 큰 이유다. 밴드는 지미 챔벌린 대신 다른 드러머의 기용을 자제(레코딩엔 당시 가비지와 투어에서 활동한 Matt Walker가 참여했다는 루머도 있었다)해 드럼의 비트는 상대적으로 약해진다. 더우기 SP 사운드의 한 축이었던 퍼즈와 디스토션의 노이즈로 대변되던 Solid한 헤비니스는 거의 사라지고 어쿠스틱과 키보드가 동시에 많은 부분 사용되었다. 이에 따라 기본적인 곡 분위기가 상당히 전작에 비해 우울하고 어두워졌으며 트립합/일렉트로니카적인 분위기도 간간히 느껴진다. 하지만 SP의 팬들이라면 알고 있겠지만 이러한 변화는 본 앨범이 나오기 얼마전 영화 배트맨의 OST에 삽입되었던 The End Is Begining Is The End와 Lost Highway에 수록되었던 Eye로 어느 정도 예상이됐었던 부분이긴 했다. 다만 그러한 곡들에 비해 Adore는 앨범 표지와 같이 우울한 서정성이 앨범을 압도한다. 첫번째 싱글 Ava Adore는 그런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곡이고, 그나마 또다른 싱글 Perfect가 전작의 1979 등으로 새롭게 시도한 깔끔한 모던록 스타일의 곡이다. 하지만 이러한 곡들이 완전히 낯설은 것만은 아니다. 다시말해 Once Upon A Time, To Sheila, Annie-Dog, For Martha 등 앨범에서 가장 강하게 느껴지는 지극히 서정적이고 다소 어두우며 나른한 분위기의 곡들은 이미 데뷔 앨범 GISH의 몇몇 곡들에서도 공통점을 찾을 수 있고, 가까이는 전작 MAIS의 To Forgive, Love 등 일부곡에서 감지할 수 있다. 호박들의 공격적인 면보다는 서정적인 면을 좋아했던 이들을 위한 앨범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