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딕록의 상징 The Cure의 초기 걸작 Pornography (1982년 作)

큐어(The Cure)는 팝 역사상 가장 쾌활하고 화려했던 80년대의 분위기와는 정반대로 암울한 고쓰적 이미지와 감성적인 포스트 펑크가 결합된 사운드로 80년대 초부터 평단과 음악팬으로부터 컬트 계층을 만들어냈다. 지난 30여년간 이루어 놓은 The Cure의 커리어상 정점은 대중적 성공을 고려한 포괄적인 의미에서 1980년대말 Kiss Me, Kiss Me, Kiss Me에서 Disintegration과 90년대초 Wish로 이어지는 5년여의 기간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아티스트로서 큐어만의 이미지와 시그니쳐 사운드로 보자면 본 앨범 Pornography는 그 앨범들과 비교해도 전혀 뒤쳐질 것이 없다. 1982년에 발표된 그들의 4번째 정규 앨범으로 지난 두 작품에서 함께 했던 Mike Hedges 대신 Phil Thornalley를 맞이해 제작한 유일한 정규 앨범이기도 하다. 초기 2-4분대의 비교적 짧막한 포스트펑크 스타일의 곡들이 많았던 데뷔 초에 비해 8곡의 수록곡들 중 6분대 중반의 대곡들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나머지 곡들도 모두 4-5분대의 곡들로 구성되어 있다. 분위기적으로도 마침내 큐어의 시그니쳐 사운드라할 수 있는 우울하고 어두운 느낌의 고스록의 분위기가 본격적으로 드러나는 등 한층 변화, 발전해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를 통해 밴드는 1980년대 자신들만의 이미지와 사운드를 정립했으며, 이후 80년대 중반 "The Head on the Door" (1985) 앨범을 통해 완벽한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을 받는다. 유일하게 "The Hanging Garden"이 싱글 커트되었지만, UK차트 8위까지 오르는등 상업적으로도 의미있는 성적을 거두었다. 또한 음악사적으로 볼 때 본 앨범은 90년대 등장하는 전세계의 다양한 모던록 계열 밴드들에게 영향을 준 매우 중요한 작품이기도 하다.

* Produced by Phil Thornalley & The Cure
* Digitally Remastered By Chris Blair at Abbey Road Studios

* AMG : 7/10
* Pitchfork : 8.4/10
* Mojo : 10/10

Robert Smith - Vocals, guitar, keyboards, cello (7)
Simon Gallup - Bass guitar, keyboards
Lol Tolhurst - Drums, keyboards ("One Hundred Yea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