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ure의 사운드를 정립한 걸작 Disintegration (1989)

1989년 5월에 발매된 큐어(The Cure)의 통산 8번째 정규 앨범인 Disintegration은 밴드의 많은 뛰어난 음반들 중에서도 높은 음악성과 함께 대중적으로도 의미 있는 수준의 성공을 이뤄낸 작품으로,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초까지 이들의 최전성기를 대표하는 자타공인 최고의 명반이다. 70년대 말에 데뷔해 10여년 동안 골수팬들을 중심으로 꾸준히 독자적인 활동을 했던 그들이 마침내 북미를 비롯한 전세계 시장에서 이룬 쾌거라 할 수 있다.
러닝 타임 72분에 육박하는 더블 LP로 제작된 Disintegration에는 모두 12곡이 수록되어 있는데 그 중에서도 일단 눈에 띄는 곡들이라면 큐어의 일반레벨의 팬들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Pictures Of You", "Love Song", "Lullaby", "Fascination Street" 등 최강의 싱글들이 바로 본 앨범에서 나온 것이다. 수록곡의 1/3이 싱글로 커트가 되었다는 것은 일단 그만큼 대중적인 반응이 좋았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또한 큐어로서는 다소 밝은 분위기로 대중적 사랑을 받은 이들 싱글 이외에도 본 앨범에는 많은 보석들이 담겨 있다. 6분이 넘는 "Fascination Street"는 매혹적 그루브의 중독성 넘치는 곡이며, 싱글 버전과 달리 7분 24초에 달하는 "Pictures Of You"의 오리지널 LP 버전, 특히 비록 싱글 커트는 못됐지만 무려 8분이 훌쩍 넘는 타이틀곡 "Disintegration"은 그 어떤 밴드에게도 찾아볼 수 없는 탐미성과 멜랑콜리한 우울함이 공존하는 곡들로 본 앨범의 백미라 할 수 있다. 이 곡들 비롯 7분이 넘는 곡들이 무려 4곡이나 수록되어 있으며, 4분 미만의 곡은 단 1곡에 불과하다. 그 외에도 Prayers For Rain, The Same Deep Water As You 등 어느 하나도 버릴 곡이 없다. 리더 로버트 스미스의 목소리만큼이나 몽환적인 느낌의 커버에서 느껴지듯 사실 이들의 음악은 뭐라고 딱히 장르로서 정의 내리기 어렵지만, 오히려 그것이 이들만의 독특한 색채로서 작용해 유행이라는 이름에 관계없이 여전히 사랑을 받게 만드는 힘일 것이다. 또한 카리스마 넘치는 팔방미인 로버트 스미스에 다소 가려져있지만, 폴 톰슨 (기타), 사이먼 갤럽 (베이스), 보리스 윌리엄스 (드럼), 로저 오도넬 (키보드) 등 나머지 멤버들의 탁월한 연주력 또한 앨범의 사운드를 최정상급으로 만드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 AMG : 9/10
* Rolling Stone : 10/10
* Pitchfork : 10/10

* Produced by David M. Allen, Robert Smith
* Remastered By Robert Smith
* Length : 71m 47s

Robert Smith - Vocals, guitars, keyboards, 6-string bass, production, engineering
Simon Gallup - Bass guitar, keyboards
Porl Thompson - Guitars
Boris Williams - Drums
Roger O'Donnell - Keyboar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