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에서 깨어난 수잔 베가가 놀랍게도 춤추기 시작했다. 이후 그녀의 행보를 보면 이 변화가 영국의 댄스팀 DNA의 리믹스로 뒤늦게 히트한 Tom′s Dinner에 발맞춘 임기응변성 도입이 아니었음이 분명하다. 애초에 테크노 음반이 나오리라는 소문만큼은 아니었지만, 신서사이저를 대량 도입하고 드럼 머쉰의 댄스비트가 찍히는 가운데 카니발같은 기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이 사운드는 그녀의 나직한 목소리가 그려가는 기묘한 세상 풍경과 의외로 퍽 잘 어울린다. 기존의 팬들을 놀래키며 비평가들의 찬사만큼 대중적 호응은 받지 못했지만, 의미심장한 방향전화, 혹은 지평의 확대. 모던록 차트 1위까지 올랐던 Blood makes noise은 AIDS 관련설이 떠돌았던 곡이고, 여장 남자에 대한 연민/조소 어린 말걸기 As Girls Go, 불시에 임신하게된 소녀의 당황을 담았다고 추측되는 Bad Wisdom 등 다양한 인상을 불러일으키는 들을 거리들이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