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How The West Was Won And Where It Got Us
02. The Wake-Up Bomb
03. New Test Leper
04. Undertow
05. E-Bow The Letter featuring Patti Smith
06. Leave
07. Departure
08. Bittersweet Me
09. Be Mine
10. Binky The Doormat
11. Zither
12. So Fast, So Numb
13. Low Desert
14. Electrolite
본 앨범을 추천해주시겠습니까? 추천하기
New Adventures in Hi-Fi (Warner Bros., 1996)
1995년 투어는 R.E.M.에게 지옥 같으면서도 가장 살아 숨 쉬던 시간이었다. 빌 베일리가 무대 위에서 쓰러지고, 마이클 스타이프의 목소리가 갈라지며, 피터 벅의 기타가 과부하 상태로 울부짖던 그 여정. 그 모든 혼란이 그대로 테이프에 스며들어 New Adventures in Hi-Fi가 되었다. 스튜디오에서 조용히 다듬어진 앨범이 아니라, 버스 안, 호텔 방, 사운드체크, 심지어 필라델피아 스펙트럼 아레나 화장실에서 녹음된 트랙들까지 — 이 기록은 투어의 피로와 영감, 탈진과 흥분이 뒤섞인 생생한 문서다.
앨범은 “The Wake-Up Bomb”으로 폭발한다. T. Rex를 연상시키는 글램-록 스웨거와 “practice my T.Rex moves and make the scene”이라는 스타이프의 선언이, Monster가 놓쳤던 지점을 정확히 찌른다. 이어지는 “Lotus”와 “Undertow”는 여전히 몽환적이지만, 더 거칠고 미끄러운 질감으로 변했다. “E-Bow the Letter”는 앨범의 심장이다. 패티 스미스와의 듀엣, e-bow 기타의 길고 느린 울림, “Look up, what if you hadn’t met me?”라는 가사가 램프 불빛 아래서 속삭이는 듯하다. 이 곡 하나만으로도 New Adventures가 단순한 ‘록 앨범’이 아니라, 로드 무비 같은 서사임을 증명한다.
Peter Buck은 이 앨범을 “a travelogue”라고 불렀고, 그 말이 정확하다. “Departure”의 펑키한 질주감, “Leave”의 7분 넘는 전자 드릴 소음과 그 속에 숨은 멜로디, “Zither”의 화장실 녹음된 짧은 인스트루멘탈까지 — 사운드는 한 곳에 머무르지 않는다. 때로는 Automatic for the People의 챔버-포크가, 때로는 Monster의 디스토션 기타가, 때로는 아직 오지 않은 Up의 앰비언트가 스치고 지나간다. 가장 불안정하고 displaced된 R.E.M. 앨범이라는 Pitchfork의 평이 딱 맞다. 한 트랙도 같은 땅에 오래 서 있지 않는다. 전기 철탑 사이로 이어진 전선처럼, 거칠고 용서 없는 풍경 위를 humming한다.
25주년 재발매(2021) 이후 재평가가 쏟아졌다. 많은 이들이 이제야 이 앨범을 “underrated masterpiece”나 “밴드의 가장 audacious한 작업”으로 본다. 빌 베리의 마지막 앨범이라는 사실이 주는 무게감도 크다. “How the West Was Won and Where It Got Us”의 쓸쓸한 클로징은 우연이 아니라 예언처럼 들린다. 밴드는 여기서 이미 끝을 예감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판매는 실망스러웠고, “E-Bow the Letter”는 미국 라디오에서 외면당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 앨범은 점점 더 강렬하게 빛난다. Out of Time이나 Automatic처럼 완벽하게 다듬어지지 않았고, Monster처럼 포즈를 취하지도 않았다. 대신 진짜였다. 투어의 피로, 관계의 균열, 창작의 순간적 영감 — 그 모든 것이 그대로 새겨져 있다.
New Adventures in Hi-Fi는 R.E.M.이 가장 자유로웠던 순간이자, 가장 불안정했던 순간의 증거다. 차를 몰고 끝없는 고속도로를 달릴 때, 혹은 새벽에 혼자 헤드폰을 끼고 들을 때, 이 앨범은 여전히 살아 움직인다. “halfway from coal, halfway to diamond” 같은 건 아니었다. 이미 다이아몬드였고, 동시에 아직 석탄이었다. 그리고 그 모순이 바로 이 앨범의 아름다움이다.
* Producer : Scott Litt, R.E.M.
Michael Stipe - Lead vocals, synthesizer
Peter Buck - Guitar, mandolin, bouzouki, bass guitar
Mike Mills - Piano, backing vocals, synthesizer
Bill Berry - Drums, percussion, "ennio whistle"
- US 앨범차트 : 2위
- UK, Germany, Australia, Canada, Austria, Swiss 등 앨범차트 : 1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