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스 어딕션의 기타리스트 데이브 나바로와 함께 한 RHCP의 유일한 정규 앨범 One Hot Minute (1995년 作)

전작 Blood Sugar Sex Magik(1991)가 앨범 차트 3위와 "Give It Away", "Under the Bridge"와 같은 빅히트 싱글, 그리고 수백만장의 앨범 판매고를 기록하며 세계적으로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지만 기타리스트 존 프루시안테가 1992년 Blood Sugar Sex Magik 투어로 한창이던 도중 돌연 탈퇴를 하며 밴드와 팬들에게 충격을 준다. 사실 1961-1962년 생들인 나머지 멤버들에 비해 1970년 생으로 밴드에서 가장 나이가 어린 존 프루시안테는 이전부터 나머지 밴드 멤버들과와의 음악적 갈등, 약물 및 우울증 등 문제들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어찌됐든 RHCP는 이로 인해 상당한 위기에 직면하게 되지만, 동향인 LA에서 80년대 무명 시절부터 이미 친하게 지낸 전설적 얼터너티브 록밴드 제인스 어딕션(Jane's Addction)이 당시 2집 발매 후 해체된 것을 계기로 밴드의 기타리스트인 데이브 나바로를 영입한다. (이후 90년대말 Dave Navarro가 탈퇴 후 Jane's Addiction 재결성 후 Flea는 잠시나마 Jane's Additction에 참여해 베이스를 연주해주었다)
One Hot Minute는 그들이 이러한 일을 겪으며 화제 속에 4년만에 발표한 앨범이다. 우선 이번 앨범은 전작 이후 4년간의 공백답게 일정부분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그 사이에 외부적으로는 커트 코베인이 자살을 하며 그런지가 퇴조를 보인 반면 포스트 그런지, 펑크, 인더스트리얼, 루츠록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이 인기를 얻으며 음악씬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밴드 내부적으로는 역시 데이브 나바로의 존재감이 빛을 발하고 있다. 그는 이미 제인스 어딕션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RHCP와 공통적으로 Funky한 그루브/리듬감을 트레이드로 갖고 있었지만, 기타리스트로 존 프루시안테와 비교해 볼 때 좀 더 강렬한 하드록과 사이키델릭한 연주에 강한 화려한 테크니션이다. 데이브 나바로는 본 앨범에서 자신의 색깔을 잃지 안으면서도 그러한 공통적인 부분을 RHCP에서도 잘 살리며 나머지 멤버들과 뛰어난 궁합을 보여주었다.
한편 워너로 이적 후 처음으로 발표한 전작 Blood Sugar Sex Magik에서 함께 한 이후 현재까지 십수년간 찰떡궁합을 과시하고 있는 마이다스 프로듀서 릭 루빈이 이번 앨범에서도 제작을 해 특유의 군더더기없는 탄탄한 사운드를 만들어냈다. 4주간 록차트 1위를 기록한 빅히트곡 My Friend를 비롯해, 어린이들의 떼창이 일품인 Aeroplane, 강력한 그루브와 스피드의 Coffee Shop, 플리가 보컬을 한 소품곡 Pea, RHCP표 멜랑콜리한 발라드 Tearjerker등 꽤 많은 곡들이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그외에도 앨범 전체적으로 Deep Kick이나 Warped같은 실험적이고 뛰어난 수준의 곡들이 많이 자리 잡고 있는데, 이런 스타일의 곡은 이후에도 이전에도 들을 수 없는 색다른 곡들이므로, 데이브 나바로이 있었기에 가능한 사운드라고 보인다. 특히 다소 실험적인 1번 트랙 Warped과 이들의 펑키함이 묻어 나오는 2번 트랙 Aeroplane부터 RHCP 스타일의 발라드 트랙 9번 트랙 Tearjerker까지는 스킵할 필요가 전혀 곡들이다. 물론 그외에도 Shallow Be Thy Game 같은 환상적인 곡들이 들어있다. FUNK라는 기존의 RHCP의 뼈대는 유지하면서도 실험성이 돋보이는 앨범으로 BSSM이나 Californication 등 다른 앨범들에 버금가는 좋은 앨범이다.

* Produced by Rick Rubin

Anthony Kiedis : Lead vocals
Dave Navarro : Guitar, backup vocals
Michael "Flea" Balzary : Bass, backup vocals, Lead vocals on "Pea"
Chad Smith : Dru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