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확대 | - 축소
이 음반의 첫번째 추천자가 되어주세요
2년만에 선보인 [The Fragile]의 리믹스 버전 [Things Falling Apart]
이번에 발표된 3집 앨범의 리믹스 버전은 트렌트 레즈너의 작업 경로로 볼 때 당연한 후속 조치다. 하나의 곡을 가지고도 끊임없이 새롭게 재해석, 변형시켜 한 곳에 안주하기를 거부하는 그의 자세가 빚어낸 결과다. 그는 이미 2집의 리믹스 앨범 [Further Down The Spiral]을 1995년에 내놓은 바 있다. 레즈너는 유능한 리믹서들의 도움을 받아 6곡의 [The Fragile] 리믹스 버전과 신곡 그리고 커버 곡의 리믹스 버전을 이번 앨범에 담아냈다.
전반적으로 오리지널 작품보다 사운드가 어지럽고 난해하다. 앰비언트(ambient)적인 몽환감이 음반 전체를 휘감는다. 레즈너의 미래 지향적 음악 세계가 그려져 있는 신곡 ′The Great Collapse′에서 확인할 수 있다. 첫 곡 ′Slipping Away′는 전작에 실려있는 ′Into The Void′를 리믹스한 곡으로 반복되는 드럼 비트와 전자 음의 종횡무진이 색다른 느낌을 준다. 나인 인치 네일스와 꾸준한 작업을 해오고 있는 앨런 모울드(Alan Moulder)가 진두 지휘했다.
′Starfuckers Inc.′는 이번 앨범의 가장 독창적인 리믹스 트랙이다. 아방가르드 덥 마스터인 아드리안 셔우드(Adrian Sherwood)가 리믹스한 이 곡은 각기 다른 컬러를 지닌 세 가지 버전으로 등장한다. 전쟁 상황을 연출한 듯한 분위기의 효과, 신디사이저의 경쾌함에서 둔탁한 드럼 비트로의 반전, 그리고 흐릿한 안개 속을 떠다니다 복잡한 도시 사이로 진입하는 듯한 느낌 등 귀기울여 듣지 않으면 서로 다른 곡으로 착각이 들 정도다. 또한 게리 뉴만(Gary Newman)의 신스 팝 고전 ′Metal′의 리믹스도 인상적이다. 곡조를 거의 제거하고 비트의 향연으로 팬들을 초대한다. / oimusic 2001년 02월 안재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