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트 레즈너의 인더스트리얼록밴드 Nine Inch Nails의 1999년작으로 전작 The Downward Spiral (1994) 이후 무려 5년만의 정규 앨범이다. 마이너 레이블에서 발표한 80년대말 데뷔 앨범 Pretty Hate Machine부터 NIN의 역대 앨범 중 가장 강력한 파워를 보여준 Broken/Fixed (EP), The Downward Spiral 그리고 앨범 간간히 발표한 다양한 리믹스 싱글/앨범까지. 그는 본 앨범이 발표될 데뷔 후 10여년간 강력한 카리스마, 뛰어난 음악적 능력을 기반으로 90년대초까지도 왠만한 록팬들에게 조차 거의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장르였던 인더스트리얼이라는 장르를 개척하며 열심히 활동했다. 하지만 그는 The Downward Spiral이 가져다 준 엄청난 음악적, 대중적 성공 이후 자신의 음악만큼이나 혼란한 상태로 한동안 시간을 보냈다.
데뷔 10여년만에 발표된 3번째 정규앨범이라 할 수 있는 The Fragile은 그의 앨범 중 유일하게 더블 앨범으로 제작되어 20개 이상의 트랙과 100분이 훌쩍 넘는 러닝타임속에서 순수하게 음악적으로 돌아가고자 그의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90년대를 대표하는 명반으로 손꼽히는 전작의 성공을 통해 이제는 혁신적인 젊은 뮤지션에서 30대의 거물이된 트렌트 레즈너는 오히려 이범 앨범을 통해 좀더 음악 자체에 몰입하며 나름대로의 변신을 꾀했으며, 결과 또한 괜찮았다. 온갖 장르가 메이저에서 군웅할거를 하고 있을 당시인 90년대 중후반, 오랜만의 컴백이었지만 일단 앨범은 등장하자마다 US 앨범차트 1위를 차지하고, The Day the World Went Away, We're in This Together, Starfuckers, Inc., Into The Void, Just Like You Imagined 등 여러곡들이 싱글로 커트되는 등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번 앨범에서 그는 명프로듀서 앨런 모울더(디페쉬 모드, U2, 스매싱 펌킨스,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 등의 앨범 제작)을 불러 공동 프로듀싱을 담당했고, 보컬을 비롯해 NIN의 핵심을 차지하는 그답게 기타, 건반, 프로그래밍 등 주요악기를 직접 처리했다. 앨런 모울더 역시 단순히 프로듀싱 외에도 믹싱과 엔지니어링 등 큰 비중을 담당했다. 한편 앨범에는 Adrian Belew (킹크림슨), 스티브 알비니, 닥터 드레, 밥 에즈린 등 유명 뮤지션들과 프로듀서들도 게스트로 참여했다.

* Producer : Trent Reznor, Alan Mould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