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확대 | - 축소
이 음반은 현재 23분께서 추천해주셨습니다
얼터너티브록의 전설 10,000 Maniacs의 히로인 나탈리 머천트의 솔로 데뷔 앨범 Tigerlily (1995)
R.E.M.에 버금가는 미국 칼리지 모던/포크록의 전설, 텐사우전드 매니악스(10,000 Maniacs)의 히로인 나탈리 머천트(Natalie Merchant)가 밴드 탈퇴 후 1995년 발표한 첫 솔로 앨범 Tigerlily. 어린 나이때부터 오랜 시간 밴드에서 홍일점으로 활동했던 그녀이지만, 언제나 그녀는 가볍지 않지만 자신있는 태도로 음악을 주도했던 인물로 90년대 여성 모던록 뮤지션의 전성기를 여는데 누구보다 큰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다.
본 데뷔 앨범 Tigerlily는 발매 당시 Carnival, Wonder, Jealousy 등의 싱글을 연달아 히트시키며 미국에서만 현재까지 5백만장 가까이 판매를 하는 등 텐사우전드 매니악스의 어떤 앨범보다도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으며 음악적 완성도에 있어서도 극찬을 받았다. 90년대 넘쳐났던 여성 뮤지션들 가운데에서도 그녀를 돋보이게하는 특징이라면 보이스와 가사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녀의 목소리는 70년대 가장 뜨거웠던 여성 록커였지만 누구보다 감성이 풍부했던 시인이었던 패티 스미스의 깊이가 연상된다. 넓은 의미에서 록커라고 볼 수 있겠지만, 화려한 기교보다는 힘을 뺀 담담하고 따뜻한 보이스를 갖고 있다. 단순해 보일 수도 있지만 그녀의 목소리에서는 어떤 힘이 느껴진다. 특히 라이브에서는 스튜디오 이상의 매력과 진심을 느낄 수 있다. 송라이팅 수준 역시 뛰어나 80년대 이후 여성 뮤지션들 가운데 가사에 있어서 만큼은 영국의 수잔 베가와 함께 가장 훌륭한 수준이라고 생각된다. 그녀의 곡들은 대개 어려운 단어나 문장을 써서 현학적인 표현하기 보다는 삶과 일상, 관계같은 주제가 많다.
앨범은 전체적으로 깨끗한 사운드와 경쾌한 템포의 곡들이 많지만 조금씩 그 느낌을 달리한다. 우선 앞서 히트곡들 Carnival, Wonder, Jealousy은 필히 체크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고, 그외에도 San Andreas Fault, Beloved Wife, Cowboy Romance 등 다수의 곡들이 진지함과 친근함 사이에서 중용의 미덕을 잘 살리고 있다. 언틋 도회적인 외로움이 느껴지다가도, 동시에 조미료가 더해지지 않은 담백한 사운드는 자연적(natural)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모던 포크에 실린 블루지한 감성도 앨범의 중요한 포인트다. 참고로 River는 요절한 배우이자 아마추어 뮤지션이었고, 그녀를 비롯한 당대 뮤지션들과도 절친한 사이였던 리버 피닉스를 추모하는 곡이라고 한다. 그녀는 이후로도 훌륭한 작품들을 남겼지만, 본 앨범은 그녀의 커리어에서 텐 사우전드 매니악스에서의 마지막 앨범 Our Time In Eden에서 보여줬던 소녀(아마추어, 학생)에서 여인(뮤지션, 성인)으로 성장을 마무리한 작품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 AMG: 9/10
* Q Magazine : 9/10
* Mojo Magazine : 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