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뭐래도 80년대 메인스트림 록씬를 대표하는 메틀 밴드는 머틀리크루다. 이들은 80년대초 인디레이블에서 발표한 Too Fast For Love로 데뷔해 성공하고 이후 발표하는 앨범 모두 크게 성공하였고, 동시에 트러블메이커로 기성세대들에겐 공공의 적 1호(Public Enemy #1)로 악명이 높았다.
죽끓듯하는 록씬에서 오랜 세월 멤버교체나 슬럼프없이 성공 가도를 달리던 이들이 90년대초 데뷔 10년을 정리하는 Decade Of Decadence 앨범을 발표 후 얼마뒤 갑자기 조강지처 보컬 빈스 닐을 퇴출시켜 세간의 화제가 됐다. 탈퇴 후 빈스 닐은 스티브 스티븐스 등의 멤버들을 모아 밴드를 결성 후 머틀리 크루보더 더 머틀리 크루같다는 데뷔 앨범 Exposed를 발표하며 나름대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한편, 머틀리 크루는 스크림의 보컬이자 기타리스트인 존 코라비를 데려와 앉혔다. 프로듀서는 전작 Dr.Feelgood을 제작하고, 에어로스미스, 본조비, 메탈리카의 셀프 타이틀 앨범 등으로 헤비 록 씬에서는 당시 최고가를 달리던 Bob Rock이 계속했다.
처음으로 자신들의 이름을 건 앨범 Motley Crue라는 결과물은 놀라웠다. 소위 LA 메틀이라 불리우며 이전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와 같았던 신나던 음악들은 스래시 메틀에 가까울 정도로 헤비하게 변했다. 밴드의 핵이었던 베이시스트 니키 식스나, 드러머 타미 리는 이미 실력을 인정받고 있었지만 가장 놀라운 변화는 뛰어난 실력을 보여준 믹 마스의 기타 연주에 있었다. Hooligan′s Holiday, Till Death Do Us Part, Power To The Music같은 스래시 헤비록부터, 질주하는 리프와 존 코라비의 보컬이 일품인 Smoke The Sky, 어쿠스틱과 일렉트릭이 혼합되어 멋진 분위기를 만들어낸 Misunderstood, 그리고 Driftaway, Poison Apple, Love Shine 같은 멜로디가 살아있는 듣기 편한 곡까지 다양한 스타일을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하지만 당시 이들의 변화에 대중들은 쉽게 적응하지 못했다. 또한 90년대 락씬의 변화는 80년대의 메틀 밴드들을 구식으로 낙인찍어, 실력이 있더라도 대부분의 밴드들에게는 더이상 설 공간 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본 앨범은 미국에서 골드를 기록하며, 데뷔 앨범 이후 계속되었던 그들의 플래티넘 행진이 끝을 내렸지만 음악의 질만큼은 80년대 메틀씬을 대표하던 밴드로서 당당하게 명함을 내밀 수 있는 수작임에 틀림없다. 또한 존 코라비가 참여한 머틀리 크루의 유일한 정규 앨범으로서도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