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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로 등극한 METALLICA의 과감한 변신과 기대 이상의 성공, LOAD (1996년 作)
메탈리카의 1996년작으로, 거대한 성공을 거둔 1991년 셀프타이틀 앨범 Metallica 이후 - 중간에 블랙 앨범 Live Shit 박스셋이 공개되기도 했지만 - 정규 앨범으로는 거의 5년만의 작품으로 기존에 발매했던 5장의 정규 앨범과 비교할 때 그들의 가장 이질적이고, 그에 따라 논란이 컸던 작품이다.
1996년 당시의 상황을 돌이켜보면 그동안 록씬은 얼터너티브록이 이미 수년전에 메인스트림화되며 판도가 완전히 뒤바뀌어버린 상태가 되었고, 90년대초를 주름잡았던 시애틀 그런지마저 리더급이었던 너바나 (Nirvana), 앨리스 인 체인스 (Alice In Chains) 등이 밴드 내부의 사정에 따라 활동 정지와 함께 이미 시들해저버린 상태였다. 그와중에 90년대 중후반 록씬은 인더스트리얼, 네오펑크, 포스트그런지, 루츠록, 랩코어/하드코어에 이르기까지 역사상 가장 다양한 서브장르들이 득세하기 시작했다. 또한 여성싱어송라이터들의 득세와 함께 바다건너 영국 록씬은 오아시스의 등장과 함께 스웨이드, 블러 등 굵직한 밴드들이 경쟁을 벌이며 브릿팝이 전성기를 맞이했다.
당시 메틀씬에 한정해서 보더라도 90년대 메틀계의 자존심으로 불리운 판테라, 머쉰헤드와 같은 밴드들은 기존 빠른 템포의 스래시 메틀과는 달리 헤비함은 더하고 묵직한 그루브와 블랙 사바스의 영향이 느껴지는 어두운 분위기 등이 어우러진 또다른 양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또한 북미나 영국를 제외하고 북유럽, 남미, 일본 등 헤비메틀이 아직 건재했던 지역에서는 북유럽을 중심으로 신진 세력들의 등장과 함께 파워 메틀, 멜로딕 데스 등 다양한 장르가 헤비 메틀씬의 주류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어쨌든 상황은 (팝메틀이든 스래시메틀이든) 80년대의 정통 메틀 밴드들에게만은 절대적으로 불리하게 돌아갔다. 메틀 밴드들 중에 상업적인 성공을 맞본 마지막해는 너바나, 펄 잼 등이 씬을 완전히 장악하기 전인 1992년 정도가 마지막이었고 그나마 메탈리카를 비롯해 90년대 초에 앨범을 발표했던 건즈 앤 로지즈, 데프 레파드, 본 조비, 메가데스 등 실력을 인정받은 거물급 밴드들만이 그나마 살아남았다. 그렇기에 젊은층에서 헤비메틀은 한물갔다는 인식이 자리잡기 시작한 시기에도 메탈리카의 블랙 앨범이 지역을 막론하고 전세계에서 거둔 거대한 성공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하지만 메탈리카는 과감한 변화를 선택했다. 물론 80년대 스래시메틀 골수팬들의 눈에는 이미 1991년 대중적인 성공을 거둔 블랙앨범에서 느껴졌지만, 논란을 일으킬 정도의 변화는 아니었고 어느 앨범에 비교해도 부족함 없는 높은 완성도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찬사를 받기에 충분했다.
5년이라는 기간 동안 주위 환경의 변화만큼이나 앨범 "LOAD"에서의 변화는 눈에 띈다. 밴드는 일단 헤비니스는 어느 정도 유지하되 빠른 속주 파트의 비중은 줄이고 기승전결을 갖춘 복잡한 곡구성은 몇개의 대곡을 제외하고는 거의 사라졌다. 게다가 오랜만에 나타난 짧게 자른 머리와 깔끔한 복장의 멤버들의 외모 변화 역시 당시 팬들에게는 충격으로 다가왔다.
첫 싱글 Until It Sleeps는 이러한 점들을 종합해서 보여주는 곡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곧바로 논란을 일으켰으며 찬반양론이 거세게 몰아쳤다. 하지만 놀랍게도 반응은 기대이상으로 좋았으며 앨범은 차트 1위와 함께 장기간 차트에 머물며 (미국내에서만) 400만장 이상의 높은 판매고를 기록했고 다른 대부분의 80년대 밴드들과 달리 90년대 젊은팬층을 끌어들이는데 성공했다. 이는 첫 싱글 Until It Sleeps만이 아니라 이후에도 King Nothing, Hero Of The Day, Mama Said같은 곡들이 연이어 싱글로 커트되어 록차트에 계속 상위권에 오르며 사랑받았음이 증명해준다. 하지만 싱글 히트곡들 외에도 스래시 메틀적인 요소가 남아 있는 Aint' My Bitch나, Sad but true를 연상시키는 묵직한 그루브의 2X4, 경쾌한 록넘버 Wasting My Hate 등의 곡들이나 Poor Twisted Me, Cure, Bleeding Me 등 다소 어두운 분위기지만 절대 가볍지 않은 진지한 곡들 가운데에서도 의외로 주목할만한 곡들이 있어 시간이 지나며 음악적으로도 재평가를 받았다.
* Producer : Bob Rock, James Hetfield, Lars Ulri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