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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sun의 두번째 정규 앨범이자, 브릿팝 시대를 대표하는 걸작 컨셉 앨범 SIX (1998년 作)
데뷔 앨범의 성공은 늘 다음 앨범에 대한 기대와 호기심을 자극하기 마련인데 작년부터 6월까지 틈틈이 녹음을 마친 새 앨범에 대한 반향은 여러 모로 화젯거리로 오를 만할 것이다. 오케스트라의 화려한 선율이나 ′80년대 풍의 신서사이저 연주가 주를 이루었던 전작으로 맨선을 기억하는 팬들에게는 다소 생경하게 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2년이란 그리 짧지 않던 시간 동안 네 명의 멤버 모두가 하나가 되어 공동 참여함으로써 전작에 비해 더욱 완숙되고 동시에 도전적인 면모를 갖추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물론, 이렇듯 진보한 자신들의 결과물에 대해 멤버 자신들도 굉장한 만족도를 표하고 있을 만큼 그 변화라는 것이 큰 부분으로 자리하고 있기도 하다.
신작에서는 평범한 기타 록 사운드가 아닌 무언가 혁신적이고 창조적인 기타 록 사운드를 만드는데 초점을 맞추었다. 탄탄한 기타 록 사운드를 기반으로 하되 부분 부분 큰 몫을 차지하는 신서사이저의 역할은 확실히 흔한 기타 록 사운드를 지양하며 여기에 보이스의 무게가 다르게 실려있는 폴의 보컬은 완벽한 조화를 이루어 나가며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첫 트랙 Six는 가장 주목할 만한트랙으로 기타 록 사운드와 신서사이저의 적절한 안배가 긴장과 이완을 조절해가며 선명한 멜로디 라인을 부각시키고 있다. 의외로 받아들여질만한 파워풀한 록 사운드의 Serotonin이나 절제된 기타 사운드의 묘미를 달리하는 Special/Blown it은 맨선이 제법 재능있는 록 밴드로서 한치의 모자람이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여기에 전자음의 터치가 짙게 배어 있는 Inverse midas나 다양한 악기의 조합과 이펙트 걸린 폴의 보컬이 좀 난해하다 싶을 정도로 환상적이고 신비한 분위기의 Fall out은 분명 대조적인 트랙들로 구별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들의 관심사나 다루고자 하는 주제들이 전작들과는 사뭇 달라져 있다는 느낌이 드는데 데뷔 앨범이 곡 처음부터 끝까지 컨셉트 형식으로 연결되면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갔다면 신작의 곡들은 지난 18개월 동안 멤버들이 일상 생활에서 경험했던 일들을 아주 단순하게 표현했다는 점이다. 방랑자의 이야기, 종교, 인생, 에이즈 테스트까지, 어쩌면 미화되지 않은 솔직 담백한 이런 모습들이 신작에 대한 기대를 부추기고 있을지 모른다. 분명 데뷔 앨범의 성공은 맨선의 확고한 입지를 마련해 주었다. 하지만 그보다도 이번 신작의 결과로 인해 정체되어 있지 않은 맨선의 또다른 모습에서 더욱 발전된 면면을 들여다 볼 수 있을 것이다. (gmv 1998년 09월 김미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