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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작 Secret samadhi에서는 밴드의 전작들을 품질 좋은 보석으로 세공한 Talking Heads의 전설적 인물 Jerry Harrison으로부터 인디 레이블 시절 밴드의 초창기 데모들을 손봐주었던 Jay Healy에게로 프로듀서의 바톤이 넘겨졌다. 인도의 철학자 지두 크리시나무르티에게서 영향받은 첫 번째 싱글 Lakini's juice는 그들답게 빌보드 모던 록 트랙 차트의 상위권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그 간의 공백기를 멋지게 채웠다. 이 곡은 밴드가 지닌 철학적이며 종교적인 시각의 근거이기도 하다. 반면 갑작스런 감정의 기복이 사운드의 극단적인 변화와 맞물려 돌아가는 Unsheathed에서는 밴드의 새로운 방향성이 비소로 선명해진다.
에드 코월칙의 풍부한 감성이 섬세하게 빚어낸 Graze나 밴드의 비교 대상으로 영락없이 오르내리는 조지아의 네 성자 R.E.M.을 또 다시 들먹일 만한 트랙 Ghost, 그리고 전반에 흐르는 서정적인 멜로디와 에드 코월칙의 부드러운 음색이 라이브의 것이라기엔 너무나도 유연하고 아름다운 Turn my head와 패트릭 덜하이머와 채드 테일러가 포지션을 바꾸어 연주한 이색적인 Merica 등 또 다시 삶과 죽음, 그리고 사랑과 종교라는 논제들을 동양적인 신비로움과 은밀한 설득력으로 전하고 있다. 소문난 잔칫집에 먹을 것 없듯이 아무런 실속도 없이 겉모양만 크게 부풀려진 성공은 표면을 뒤덮고 있던 거품이 사라지면 언젠가는 그 볼품없는 실체를 드러내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앨범 Secret samadhi는 Throwing copper가 거둬들인 성공의 진가를 입증할 만한 훌륭한 증거물인 동시에 새로운 성장과 도약을 위해 라이브가 거쳐가야 할 필연적인 관문이다. / gmv 1997년 03월 권혜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