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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팝의 영원한 레전드 스톤 로지즈의 존 스콰이어 X 오아시스의 리암 갤러거, Liam Gallagher John Squire (2024)
2024년 3월 공개된 Liam Gallagher John Squire는 맨체스터 음악사의 두 상징적 인물이 처음으로 정식 협업한 결과물이다. 최근 극적인 재결합을 이루며 여전히 전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과시하고 있는 Oasis의 프론트맨이자 브릿팝 시대를 대표하는 보컬리스트 Liam Gallagher, 그리고 The Stone Roses의 기타리스트이자 매드체스터 신의 핵심 인물 John Squire가 손을 잡았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수많은 브릿팝 팬들에게는 꿈의 콜라보라 할 수 있다. 사실 존 스콰이어는 이미 90년대 중반 Oasis의 전성기 시절 라이브 무대에 오를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으나 (비록 Oasis가 아닌 리암과 함께 한 앨범이지만) 정식 스튜디오 앨범이 탄생하기 까지는 30년의 세월이 필요했다.
본 앨범을 위한 첫 시작은 2022년 Knebworth 무대에서 Squire가 “Champagne Supernova” 연주에 참여하면서부터였다. 이를 계기로 이들의 정식 앨범을 위한 준비 작업이 본격화되었고, 이후 Squire가 송라이팅을 주도하면서 앨범 작업이 시작되었다. 제작에는 As You Were (2017) 이후 리암 갤러거의 모든 솔로 앨범에서 이미 작업한바 있으며, 2010년대 이후 폴 매카트니(Paul McCartney), 아델(Adele), 푸 파이터스(Foo Fighters), 시아(Sia), 엘리 굴딩(Ellie Goulding), 고릴라즈 (Gorillaz) 등 최정상급 뮤지션들의 앨범을 제작하며 가장 활발하게 활동 중인 그렉 커스틴(Greg Kurstin)이 프로듀서로 합류했으며, 그는 프로듀싱 외에도 베이스와 건반, 키보드 파트 등 세션에서도 꽤 중요한 역할을 해주었다. 세션에는 Joey Waronker 같은 정평 있는 뮤지션들이 가세해 음향적 안정감을 더했다.
앨범에는 총 10곡이 수록된 가운데, 기본적으로 브릿팝과 매드체스터의 전통을 공유하면서도 블루스 록, 싸이키델릭의 뉘앙스를 교차시킨다. (몇년전부터 전성기에 버금갈 정도로 회춘했다는 평을 듣는) 리암의 보컬은 여전히 전성기의 강도와 질감을 유지한다. 다만 과거 Oasis 시절의 격정적 에너지를 그대로 복제하기보다는 중후한 톤과 리듬감 있는 억양으로 곡의 구조를 살린다. 모든 트랙의 작곡을 주도한 존 스콰이어는 이번 작품에서 스톤 로지스나 그의 다른 앨범에서 보여줬던 (리프 메이킹의 고수답게) 특유의 리프 중심적 접근을 보여주며, 단순한 백킹을 넘어 멜로디컬한 전개를 통해 곡 전체의 긴장을 유지한다. 특히 ‘Just Another Rainbow’나 ‘Mars To Liverpool’에서는 그가 여전히 영국 록 기타 사운드의 정수를 구현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단순한 멜로디 후크보다는 구조적 변화를 중시한다. 이로 인해 곡마다 상이한 정서적 곡선을 만들어내며, 앨범 전체에 유기적 흐름이 느껴진다.
* “Raise Your Hands”: 앨범의 서두를 여는 곡으로, 집단적 에너지와 무대 지향적 구성으로 공연에서의 활용 가능성을 염두에 둔 듯하다.
* “Just Another Rainbow”: 선공개 싱글이자 앨범의 정점. 단순한 코드 프로그레션 위에 감각적인 리프와 보컬 라인이 교차하며, 두 아티스트의 개성이 가장 균형감 있게 드러난다.
* “Mars To Liverpool”: Squire의 가사적 실험성이 두드러지는 곡. 공간감 있는 기타 사운드와 Gallagher의 절제된 보컬이 맞물려 다소 몽환적이면서도 내러티브적이다.
* “I’m So Bored”: 직설적이고 자기 비판적인 가사와 단순한 록 구조로 앨범의 긴장을 환기한다.
이 앨범은 본질적으로 ‘회고와 갱신 사이’에 위치한다. Gallagher와 Squire가 함께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역사적 의미를 지니지만, 음악적 성취 면에서는 과거의 영광을 답습하기보다는 양측의 스타일을 절충해 안정적인 중간지점을 찾는 데 집중했다. 일부 트랙은 지나치게 전형적인 브릿팝 문법에 의존해 혁신성의 부재를 드러낸다는 평을 받기도 했지만, 앨범이나 곡들 자체의 퀄리티로서는 충분히 호평을 받을만하다. 무엇보다 두 사람의 조합만으로도 브릿팝과 매드체스터 팬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맨체스터 로큰롤의 생명력을 드러내기엔 충분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 AMG : 9/10
* NME : 8/10
* Producer : Greg Kurst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