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라의 1998년 솔로 3집으로 타이틀 '슬픔과 분노에 관한'이라는 제목과 같이 그녀의 역대 앨범 가운데 가장 독특하면서도 다양한 감정이 녹아있는 작품이다. 팬들이라면 알고 있겠지만 그녀의 커리어가 시작된 그룹 낯선 사람들이나, 솔로 데뷔 초기 그녀의 음악적 파트너 김현철의 영향 등으로 이소라의 음악적 색깔은 비록 발라드라고 하더라도 기존의 대중가요에서와는 다른 재즈적인 요소가 다분히 포함되었고 지금도 역시 그러한 색깔은 어느 정도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이소라는 솔로 1,2집 앨범이 모두 큰 성공을 거두었으나 거기에 안주하지 않고, 과감한 변신을 시도했다. 3집은 놀랍게도 왠지 그녀와는 거리가 멀어보이는 락적인 요소가 절반에 가까울 정도로 상당히 많이 포함되어 있다. 수록된 총 10곡 중 1번부터 5번은 '슬픔'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으며, 이후 5 트랙은 '분노'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전반부는 자화상이 작곡하고 김민종과 듀엣을 한 히트곡 '우리다시'나 '믿음' 등이 히트곡들은 기존의 말랑하고 달콤한 분위기와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이소라의 매력적인 보이스에 우울한 감성이 비교적 잘 스며든 고급스러운 발라드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이어지는 빛과 소금을 곡을 리메이크한 '내곁에서 떠나가지 말아요'나 'Blue Sky' 역시 그러한 연장선상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반면 후반부 '분노'에서는 록적인 사운드로 분위기가 바뀐다. Curse는 부활의 김태원의 곡이며, Praise는 시나위의 신대철, 피해의식-너의일-나의 일은 실력파 싱어송라이터인 조규찬이 작곡한 곡으로 연결되어 있다. 또한 넥스트의 김세황이 기타 세션으로 참여하는 등 그녀가 시도한 최초의 록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가사는 이소라가 2번 트랙 우리다시와 리메이크곡인 3번 트랙을 제외한 8곡들 모두 직접 작사했다. 이소라의 다양한 모습을 느낄 수 있는 본 앨범은 다소 파격적이라고도 볼 수 있는 시도에도 상업적으로도 비교적 좋은 성적을 거우었고, 그해 네티즌이 선정한 올해의 앨범으로 선택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