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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 크림슨으로서는 유례없이 오랜 기간(2년씩이나!) 동안 유지되어 온 프립, 브루포드, 웨튼, 크로스의 라인업에 위기가 온 것은 ′74년 7월, 미국 투어를 마친 후이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지쳐버린 데이빗 크로스가 탈퇴를 선언한 것이다. 결국 트리오의 형태가 된 밴드는 새로운 앨범의 녹음에 들어갔고 킹 크림슨의 ′70년대 마지막 걸작으로 기록되는 작품 RED가 발매된다. 비록 3인의 정규 멤버들만이 커버에 등장하긴 하지만, 데이빗 크로스가 게스트로 참여하여 바이올린 연주를 들려주고 있으며 멜 콜린스와 옛 동료인 이안 맥도날드도 사운드의 완성을 도왔다. 앨범 커버에서 드러나는, 왠지 모르게 쓸쓸한 기운이 감도는 세 멤버들의 표정은 음악에 고스란히 전이(轉移)된 듯 앨범에는 전체적으로 어두운 기운이 감돈다. 그것은 다분히 프립의 지독히 공격적이고 파괴적인 기타 연주에 기인하고 있는데, 어느 때보다도 무거운 기타 리프와 빌 브루포드의 가장 힘있는 드럼 연주는 듣는 이를 수렁과도 같은 광기가 지배하는 저 깊은 내면으로 침잠시킨다. 그 무게는 이후 등장하는 어느 헤비 메탈 그룹의 연주보다도 더하다. 전작들의 전위적인 요소와 혼란스러움은 이 작품에 이르러 더욱 더 구체화되었으며, 마치 제어되지 않는 본능의 폭발과도 같은 분위기를 시종일관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로버트 프립은 이 작품이 킹 크림슨의 마지막 앨범이 되리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 같다. 마치 죽기 전의 백조가 상상할 수 없는 아름다운 목소리를 다해 노래를 하듯(Swan Song), 꿈결같은 멜로트론의 음향과 존 웨튼의 감성적인 보컬, 그리고 멜 콜린스의 색소폰이 이루어내는 명곡 Starless와 함께 킹 크림슨의 역사는 그 막을 내린다(그것이 앞으로 이어질 새로운 막의 전 단계라는 사실은 누구도 알 수 없었다). / gmv 2000년 07월 김경진
Bill Bruford - Percussion, Drums
John Wetton - Bass, Voices
Robert Fripp - Guitar, Keyboards, Mellotron
David Cross - Violin, Keyboards
Marc Charig - Cornet
Robin Miller - Wind
Mel Collins - Saxophone
Ian McDonald - Flute, Keyboards
King Crimson - Producer
Rod Thear - Engineer
George Chkiantz - Engine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