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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헤드는 누구나 기타를 칠 수 있다(‘Anyone Can Play Guitar')고 노래했지만, 킨(Keane)은 기타를 치지 않는다. 보컬과 피아노, 드럼만으로도 풍부한 상상력이 담긴 음악을 만들어내는 이들은 영국 출신의 3인조 밴드로, 역시 피아노가 중요한 밴드 벤 폴즈 파이브를 연상시키지만 글쎄, 영국 음악 잡지 [NME]가 이들의 데뷔 싱글에 대해 내놓았던 이런 평가를 본다면 생각을 달리해야할 듯. ‘[Kid A] 시절의 라디오헤드가 아하를 연주하는 격’.
때로는 힘차게, 때로는 부유하듯 연주되는 피아노와 톰 채플린의 감성을 파고드는 보컬, 그리고 프로그래밍된 사운드 등은 이들을 콜드플레이나 [The Man Who] 시절의 트래비스와 비교하게 만든다. 슈퍼그래스나 콜드플레이가 경력을 시작한 인디 레이블 피어스 팬더에서 데뷔 싱글을 발표한 킨은 곧 인디 신의 유망주에서 영국의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어갈 밴드로 발돋움했고 본작인 데뷔 앨범 [Hopes And Fears]를 발표한다. 음악을 하는 이유에 대해 ‘더 많은 사람들의 감정을 뒤흔들어 놓는 것’이라고 밝힌 킨. 라디오헤드나 콜드플레이 등 감성 충만한 영국 밴드의 음악을 즐겨들었던 팬들이라면 후회하지 않을 만큼 이들의 감성도 만만치 않다.
첫 싱글인 ‘Everybody’s Changing'은 쉽고 간결한 멜로디와 쉴 틈을 주지 않으면서 연주되는 피아노, 신스팝에서 들을 수 있었던 촌스러운 전자 사운드, 그리고 팬들이 극찬해마지 않는 감성 루저 보컬 톰 채플린의 음색 등이 매력적인 곡이다. 두 번째 싱글 ‘This Is The Last Time'은 여백이 큰 사운드로 시작해서 점점 밀도를 높여 긴장감을 조성하는 곡이고, 세 번째 싱글 ’Somewhere Only We Know'는 달콤한 톰 채플린의 팔세토 창법과 그 자체만으로도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는 피아노 연주가 매혹적이다. / oimusic 2004년 05월 이소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