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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레코드 가게의 가장 큰 고민은 ′이들의 음반을 어느 진열대에 놓을 것이냐′였다(록인지, 댄스인지, 아니면 소울인지.....). 이번 앨범 역시 가게 주인의 고민거리를 크게 덜어줄 것 같지는 않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자미로콰이의 앨범은 쿨 앤 더 갱(Kool & The Gang)과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 사이에 위치해야 한다는 것 정도일 거다. 이번 앨범의 성향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강화된 쿨 앤 더 갱 성향의 에너지와 여전히 유지되는 스티비 원더 스타일의 작곡구조이다 (기존의 자미로콰이 팬들은 역시 스티비 원더 스타일의 곡들에 더 매력을 느낄 것이다. 그렇다면 Falling과 King for a day를 들어보라. Virtual insanity의 연장선상에서 비교해 들어보면 재미있는 곡들이다).
이제 스티비 원더와의 비교는 진부한 것이 되어버렸지만,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항상 건방을 떨던 밴드의 보컬리스트 제이 케이(Jay Kay)도 ′97년에 와서야 스티비 원더를 처음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을 때 그에게로 가서 자신을 소개하기까지 대단한 용기가 필요했다고 고백했다. 그리고 그의 존경하는 선생님으로부터 ′익히 자넬 알고 있었네, 참 대단하더구만(Yeah, I know you, man. You′re great.)′ 이런 말을 들었을 때, 천방지축 제이 케이도 감격의 눈물을 펑펑 쏟을 수 밖에 없었다.
철저하게 과거의 음악으로 무장했으면서도 가장 효과적이면서 독특한 방법으로 미래지향적 음악을 연주하는 Jamiroquai는 아직도 우리에게 보여줄 것이 많을 것 같다. 이들은 ′옛 것을 굳건히 하고 새로운 것을 알라′는 만고의 진리를 잘 터득하고 있는 현명한 밴드다. 그리고 이들의 접근 방식을 그 누구도 흉내낼 수 없다는 점에서 소중하기도 하다. 새로운 밀레니엄의 음악 시장을 주도할 아티스트로 자미로콰이를 꼽는 데 이젠 아무도 주저하지 않는다. /gmv 1999년 06월 김우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