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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메틀코어의 제왕 ‘HEAVEN SHALL BURN (헤븐 섈 번)’의 최신작 'Iconoclast (Part 1: The Final Resistance)'
‘Iconoclast (인습타파주의자)’라는 의미심장한 슬로건을 내걸고 2008년 벽두에 공개된 헤븐 섈 번(Heaven Shall Burn)의 다섯 번째 정규 앨범 [Iconoclast (Part 1: The Final Resistance)]는 하드코어와 익스트림 메틀을 재정의한 그들의 노고가 깃든 혁신적인 작품이다.
헤븐 섈 번은 초기 유러피언 올드스쿨 데쓰메틀의 선구자인 볼트 쓰로워(Bolt Thrower)와 모던 데쓰메틀/그라인드코어의 기념비로 평가받는 카르카스(Carcass), 스웨디시 멜로딕 데쓰메틀의 기수인 앳 더 게이츠(At the Gates), 그리고 스트레이트 엣지의 선구자 어쓰 크라이시스(Earth Crisis)를 완벽하게 결합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헤븐 섈 번의 음악은 하드코어 지지자들과 모든 종류의 익스트림 메틀 매니아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강렬함을 무기로 내세운다. 고통스럽고 무자비한 리듬라인과 아름다운 멜로디의 트윈기타가 빚어내는 강렬함은 그들이 대단한 실력파 밴드라는 걸 각성시켜준다.
그들의 음악이 설득력 있게 다가오는 것도 그런 뛰어난 멜로디 메이킹 능력에서 비롯된다. 헤븐 섈 번은 2004년에 발표한 세 번째 앨범 [Antigone]에서 멜로딕 데쓰메틀 적인 연주방식을 대폭적으로 수용했고, 한편으로는 멜로딕 메틀코어라는 헤비뮤직의 트렌드에 일정부분 부합하면서 사운드의 변신을 꾀했는데, 결과는 전 세계 메틀 커뮤니티에서 매니아들의 폭발적인 지지로 이어졌다. 유럽 메틀코어의 최강자라는 수식어에 걸맞은 밴드로 거듭난 것이다. 애상적인 연주곡과 미드템포의 멜로디컬한 연주를 혼용하는 연주는 여타의 멜로딕 데쓰메틀과 조류를 달리하는 개성적인 방식이었다. 국내에서도 [Antigone]와 [Deaf to Our Prayers]가 연이어 라이센스되면서 이들의 이름을 모르는 익스트림 메틀 팬들은 거의 없을 정도이다. ‘The Final Resistance’ 라는 다소 비장한 이름의 부제를 달고 있는 [Iconoclast]는 종교적 맹신을 거부하는 헤븐 섈 번의 통산 다섯 번째 정규앨범이다.
비단 종교뿐만아니라 사회적/정치적인 인습을 거부하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기도 하다. 마룬(Maroon)과 네아이라(Neaera)의 앨범을 제작한 바 있는 밴드의 새로운 기타리스트 알렉산더 디츠(Alexander Dietz)와 리드 기타리스트 마이크 바이허트(Maik Weichert)의 공동 프로듀서로 완성되어 빈틈없는 사운드를 구현하고 있으며, 밴드 사상 최강의 헤비함으로 무장한 익스트림 메틀 앨범이다. 형식상 연주곡을 곳곳에 배치하여 서사적인 느낌을 주며 강렬함과 긴장감을 교차시키는데, [Antigone] 앨범에 가까운 멜로딕 데쓰메틀의 영향이 두드러진다. ‘Endzeit’, ‘Like A Thousand Suns’, ‘Forlorn Skies’ 등의 킬링 트랙들과 스웨디시 멜로딕 데쓰메틀의 이정표적인 곡중 하나인 엣지 오브 세니티(Edge Of Sanity)의 커버곡 ‘Black Tears’가 포진된 완벽한 앨범이다.
사느냐 죽느냐의 강렬함이 묻어난 [Iconoclast] 앨범은 헤븐 섈 번이 발표한 앨범 가운데 최정상의 사운드와 헤비한 튠을 유지하고 있다. 메틀 팬들에게 이보다 더 좋은 선물은 없을 듯하다. 2008년 최고의 메틀 앨범 자리를 놓고 경쟁할 작품이다.
글/권범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