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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okie로 90년대 펑크록의 아이콘으로 등극한 Green Day의 차기작 Insomniac (1995)
영원할 것만 같았던 시애틀 그런지의 열기는 만 3년째 되던해인 1994년 커트 코베인이 죽던 그해가 되며 급속히 식기 시작했다. 하지만 록씬에는 펑크록, 루츠록, 인더스트리얼, 포스트 그런지, 영국에서 건너 온 브릿팝까지 그야말로 다양한 서브 장르 밴드들이 등장하며 오히려 더욱 활기를 띄었다. 그 중 대표적인 장르가 바로 15년만에 영국도, 뉴욕도 아닌 저 멀리 캘리포니아를 중심으로 일어난 펑크의 부활(네오펑크)이었다.
물론 알고보면 펑크록은 죽은 것이 아니라, 단지 그동안 언더그라운드로 내려가거나 다른 장르와 퓨전되며 새로운 모습으로 진화하고 있었다. 심지어 Dookie로 대박을 터뜨린 그린데이나 펑크록 장르이지만 전혀 다른 느낌인 Smash가 성공하며 라이벌로 등장한 오프스프링 모두 엄밀히 말해 신인이 아니라 나름의 2장 이상의 정규 앨범을 이미 발표하고 자신들의 음악적 색깔을 형성하며 내공을 쌓아놓은 밴드였다. 특히 캘리포니아에는 배드릴리전의 리더인 브렛 구레비츠(Brett Gurewitz)가 1980년 설립함 Epitaph라는 펑크록 중심의 인디레이블이 산파 역할을 하며 80년대말부터는 이미 NOFX, 랜시드, 페니와이즈 등 훌륭한 밴드들을 다수 육성하고 있었다. 그린데이 역시 다른 밴드들만큼은 아니지만 초창기에 Epitaph와 약간의 연결고리를 갖고 있었다.
한편 메이저 데뷔 앨범이자 통산 3집 Dookie로 전세계적으로 초대박을 터뜨린 그린데이는 1년여만에 차원이 다른 밴드로 성장했다. 본 4집 앨범은 Dookie 이후 1년반만에 발표한 차기작으로 상당한 부담감이 있을 수 밖에 없었겠지만 밴드는 오히려 상업적 성공을 의식하기보다는 음악 자체에 집중하기로 했다. 총 14곡이 수록되어있는 이번 앨범은 영혼의 단짝인 롭 카발로와 공동 프로듀싱을 담당했으며, 일단 캘리포니아의 햇살처럼 유쾌상쾌했던 Dookie보다는 확실히 대중적인 코드는 줄어든 것이 눈에 띈다. 마이너레이블에서 발표했던 초기 그린데이의 펑크록적인 모습도 있지만, 그것이 과거로의 회귀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좀더 하드해진 사운드와 다양한 사회적 문제와 개인적인 고민 등을 소재로 좀더 어두워진 가사를 담고 있다.
결과적으로 앨범은 상업적으로 Dookie의 거대한 산을 뛰어넘지는 못했지만, 앨범은 빌보드 차트 2위를 기록하고 "Geek Stink Breath", "Stuck with Me", "Brain Stew / Jaded", "Walking Contradiction" 등 여러 히트 싱글들을 배출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또한 Dookie로 유입한 뉴비들에게는 당황스러움을 줬을지 모르겠지만 Dookie로 돌아섯던 기존의 팬들에게는 오히려 본 앨범이 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Dookie로부터 1년반쯤되에 나온 Insomniac 앨범에서 우리들은 헛소리는 집어 치우고 그냥 음악에나 집중하려 했다. 그게 우리가 우리가 원했던 모든 것이다, 그냥 음악을 계속해서 만드는 것. 그래서 때로 Insomniac이야 말로 내가 만든 앨범 중 가장 솔직한 레코드가 아니었나 싶다." (빌리 조 암스트롱, 22 Oct 2019)
* Producer : Rob Cavallo, Green Day
* AMG: 8/10
* Robert Christgau : 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