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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브 그롤이 결성한 밴드 푸 파이터스의 두번째 정규 앨범, The Colour and the Shape
1994년 4월 그런지 제왕 커트 코베인의 자살과 함께 "그의 밴드" 너바나는 해체될 수 밖에 없었으며 90년대초를 대표하는 록의 전설이 되어버렸다. 당시 모든 것이 끝날 것 같은 충격속에서 커트 코베인의 죽음에 대한 애도를 했고, 매스미디어에는 미망인 커트니 러브에 다한 이런 저런 소문과 가십만이 무성했다. 그러던 와중에 너바나에서는 언제나 커트의 그늘에 가려져있었지만 파워풀한 드러밍과 곱상한 커트 코베인과 비교되는 개성적인 외모(-)로 알려진 데이브 그롤은 1년여만에 자신의 밴드 Foo Fighters를 결성, 셀프타이틀 앨범을 발표했다. 그것도 데이브가 드럼이 아닌, 메인 보컬과 기타, 대부분의 곡에서 송라이팅까지 담당하면서 사람들을 놀라게했다.
그런데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데뷔 앨범이 꽤 좋은 반응을 얻기는 했지만 평론과와 팬들, 누구도 이들이 현재까지 장수하며 수많은 록팬들의 사랑을 받는 밴드가 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특히 데이브 그롤에게 보내는 시선은 "꽤 하는데.."하면서도 언제나 너바나의 드러머라는 꼬리표가 영원히 따라다닐 것 같았다. 하지만 FF는 어느덧 10년을 훌쩍넘어 15년차 중견밴드로 록차트를 장기 점령한 넘버원 히트곡과 신보까지 발표하는 왕성한 활동을 하며 동시에, "실력없는 애들이 판치는" 판국에 이 시대를 대표하는 제대로 된 록밴드로 인정받으면서 말이다.
사실 이들이 데뷔 앨범을 발표할 때 너바나라는 꼬리표는 확실히 동전의 양면과 같았다. 좋은 점은 특별한 홍보없이도 너바나라는 이름 때문에 쉽게 관심을 끌 수 있었고, 반대로 나쁜 점이라면 역시 앞서 말한대로 너바나와의 비교와 "~출신"이라는 엄청난 부담이 따라다니는 꼬리표이다. 하지만 푸 파이터스는 음악적인 색깔에 있어 기존의 너바나의 그런지 사운드와는 전혀 다른 긍정적인 메시지와 파워 속에 "푸 파이터스만"의 개성이 녹아 있었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90년대초 주류로 떠오른 모던록, 펑크의 스트레이트함에 이들은 70년대 하드록의 멜로디, 파워를 덧붙였다. 이들이 발표하는 앨범은 계속해서 히트 행진을 해나갔고, 결국 90년대 중반 이후 록씬의 큰 흐름을 담당할 포스트 그런지씬의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두번째 앨범 The Colour and the Shape는 음악적으로 FF의 데뷔 앨범 이상가는 완성도로 소포모어 징크스를 날려버리며 롱런의 토대를 닦은 중요한 작품이다. 싱글로 Monkey Wrench, My Hero, Everlong, Walking After You (1998년 X파일 영화판 OST에도 수록 싱글컷) 등의 싱글이 대부분 록차트 탑10에 오르는 등 많은 사랑을 받으며 전작에 이어 멀티플래티넘을 기록했다. 너바나와 같은 폭발성은 없었지만 FF는 이후 앨범이 나올수록 꾸준히 자신들만의 색깔을 덧칠해갔다. 데이브 그롤의 보컬은 커트 코베인, 에디 베더같은 엄청난 천재성이나 카리스마는 없었지만 그들에 못지않은 진정성과 추진력이 있었고, 그의 음악적 태도는 그들만큼 심각하지는 않았지만, 그들 이상의 여유와 자유로움이 있었다. 팬들은 그런 그들의 음악에서 마음 편하고 쉬워졌지만 값싸지 않은 즐거움과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 AMG : 8/10
1st Single : "Monkey Wrench" (April 28, 1997)
2nd Single : "Everlong" (August 18, 1997)
3rd Single : "My Hero" (January 19, 1998)
4th Single : "Walking After You" (August 18, 19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