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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볼의 이번 신보는 전작의 패턴을 그대로 이어받았지만 음악의 다양성이란 측면에서는 우위를 자랑한다. "영화마다 각각 다른 테마가 있듯이 우리는 이번 앨범에 영화처럼 폭넓은 느낌을 주려고 노력했다." 첫 싱글로 커트된 You′re an ocean은 The Way의 뒤를 이을만한 확실한 곡으로 고풍스러운 리듬이 흥겨움을 더해준다. 그 외에도 강력한 얼터너티브 넘버 This is not my life, 귓가를 떠나지 않는 록 발라드 Funny how it fades away 등 모든 곡들에서 독특한 매력이 발산된다. 이런 결과는 밴드 내에서 작곡과 보컬을 사이좋게 양분하고 있는 마일즈 주니가와 토니 스캘조의 선의의 ′라이벌 경쟁′이 가져왔다. 2집의 The way와 Out of my head에서 알 수 있듯 스캘조의 음악은 달콤한 ′멜로디′에 집착한다. 대중성을 책임진다. 이번 앨범의 Love is expensive and free 에서도 잘 나타난다. 이와 달리 주니가의 음악은 ′뿌리′와 ′실험성′에 토대를 두고 있다. 그룹의 미래상을 그려낸다. 컨트리 요소가 물씬한 전작의 Free escape, 몽롱한 사운드와 웅장한 오케스트레이션이 일품인 신보의 Vampires에서 확인된다. 때문에 이들의 분업체제는 대중 음악 역사상 최고의 콤비이자 라이벌로 평가받는 폴 매카트니(토니 스캘조)와 존 레논(마일즈 주니가)과 비교되기도 한다. 보이지 않는 물밑 경쟁으로 더 좋은, 더 발전된 음악이 나올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멤버들은 ′그것은 너무 관대한 비교다. 비틀즈는 세상에서 최고의 밴드다.′며 예의를 갖췄다. 그들은 또한 매번 공연장에서 비틀즈의 While my guitar gently weeps, Something, 존 레논의 Jealous guy 등을 부르며 감사를 표한다. 패스트볼은 뜨기 위해 ′맞춤형 음악′을 해야 하는 현실을 개탄한다. 아티스트의 자유를 찾고자 한다. "우리는 사운드를 구속하면서까지 성공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들이 이번 앨범을 내놓으며 한 말이다. 그것은 음악인으로서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그들이 택한 유일한 방어책이다. / oimusic 2000년 09월 안재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