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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ve Vai의 수퍼프로젝트 밴드 VAI에서 프론트맨을 거치며 일약 약관의 나이에 세상에 이름을 알린 데빈 타운젠드, 유망주에서 Strapping Young Lad, Front Line Assembly에서는 뛰어난 기타리스트로 물론 이제는 자신의 이름을 걸고 꾸준히 활동하며 천재적인 재능의 뮤지션 중 하나로 인정받을 만큼 성장했다. 그의 능력은 보컬에 그치지 않고 연주는 물론, 송라이팅에 이르기까지 거의 원맨쇼에 가까울 정도다.
본 EP는 99년작 Infinity의 싱글 Christeen과 함께 4곡의 미발표 데모곡을 포함해 일본에서만 한정 발매되었는데, 말이 데모지 곡의 수준이나 음질 등 완성도는 정규 앨범의 곡들과 비교해 전혀 손색이 없다. 또한 상당히 다양한 변화를 주는 가운데에서도 전체적인 분위기는 상당히 통일적인 느낌이 강해 일반적인 싱글이 아닌, 말그대로 미니 앨범으로서 독립적인 하나의 작품으로 봐도 무방할 듯 싶다. 타이틀곡 christeen은 시원스러운 기타와 보컬, 빼어난 멜로디 라인이 인상적인 곡이며, 독특한 제목의 om은 6분이 넘는 곡으로 Christeen과 연결되는데, 데빈 특유의 입체적인 사운드와 포효하는 보컬이 인상적인, 상당히 실험적인 면이 돋보이는 곡이다. 전체적으로 빠지는 곡없이 뛰어나지만 특히 본 앨범의 압권은 제목부터 심상치않은 4번째 트랙이다. 실질적으로 4개의 부제가 달린 곡들이 하나로 연결된 작은 컨셉트 형식으로 11분 40여초에 달하는 러닝 타임동안 데빈의 진가가 발휘된다. 그로테스크하면서도 아름다운 묘한 느낌의 star child rise부터 시작해 말그대로 거친 디스토션과 중첩된 코러스가 왈츠 리듬에 실린 infinite waltz는 뭐라고 설명하기가 어려운 느낌이다. 21세기의 기준으로 본다면 바로 이와 같은 것이 바로 프로그레시브라고 해야할 것같다. 유행에는 그다지 신경쓰지 않고 꾸준히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아가는 그의 음악을 듣고 있으면, 아티스트로서의 고집과 정성이 느껴진다. 요즘의 유행하는 대부분의 메인스트림의 록음악들이 즉흥적이고 틀에 박힌 문제에 빠져 있는데 그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듯하다. 데빈의 팬이라면 물론, 뭔가 새로운 것을 갈망하는 록팬이라면 놓쳐서는 안될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