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급 뮤지션들로 구성된 데이빗 리 로스 밴드의 두번째 정규 앨범 Skyscraper (1988)

수퍼밴드 Van Halen의 오리지널 보컬리스트 데이빗 리 로스가 메가 히트 앨범 1984를 마지막으로 85년 VH을 떠나고, 자신의 이름을 따서 밴드 David Lee Roth(DLR)를 만들었다.
솔로로 독립하기 얼마전, 데이빗은 앨범 이전에 하드록/메틀 성향의 곡들이 아닌 올드 스탠드 팝 스타일의 미니 앨범을 내기도 했지만, 탈퇴 후 자신의 이름으로 정식 밴드를 만든 앨범은 Eat′em And Smile로 당시 알카트라즈에서 잉베이 맘스틴의 후임 역할과 솔로 생활을 겸하던 기타 위저드 스티브 바이와 VH 시절부터 안면을 익힌 사이였던 탈라스 출신의 천재적 베이시스트 빌리 시헌(미스터 빅), 탄탄한 실력의 소유자 드러머 알렉 비조넷(이후 조새트리아니 등의 앨범에 참여)을 영입해 멋진 하드록 앨범으로 탄생하며, 당시 VH에 맞먹는 인기를 누렸다. 데이빗이 (특히) 에디 밴 헤일런과 어떤 관계였는가는 접어두더라도, 망나니 같기만 했던 그에게 VH에 버금가는 밴드로 만들고자 한 의도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데뷔 앨범의 성공 이후 곧바로 제작된 본 앨범은 1집에서의 특유의 마초스러우면서도 밝고 명랑하고 때로 코믹하기까지도한 그의 전성기적 모습과 80년대 긍정적이었던 록씬의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 싱글커트되어 큰 사랑을 받은 Just Like Paradise나 Skyscraper, Stand Up 등과 같은 곡들 뿐 아니라, 전작의 Yankee Rose를 잇는 리듬감 넘치는 스티브 바이와 빌리 시헌의 연주가 기분좋은 록넘버 Knucklebones, 역시 스티브 바이 특유의 환상적인 기타 플레이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The Bottom Line나 Hot Dog And A Shake, 어쿠스틱 기타 연주를 들을 수 있는 Damn Good 등 앨범 전체적으로 높은 난이도의 연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스타일에 즐겁고, 쉽게 귀에 들어올 수 있는 곡들로 가득 차있다. 특히 아마도 밴드로서는 스티브 바이가 참여한 앨범 중 그의 개성이 가장 크게 느껴지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데뷔 앨범부터 이어져오던 황금의 라인업은 안타깝게도 이 앨범을 마지막으로 끝을 맺는다. 알려진대로 스티브 바이는 화이트스네이크의 Slip Of Tongue에 깜짝 참여하고, 90년에는 일렉트릭 기타 역사의 명반 Passion & Warfare를 발표한다. 빌리 시헌은 역시 1989년 레이서 X의 천재 폴 길버트, 에릭 마틴 등과 함께 또다른 수퍼밴드 미스터빅을 결성해 데뷔 앨범을 발표한다. 하지만 데이빗은 그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이후 캐코포니 출신의 또다른 천재 기타리스트 제이슨 베커를 영입해 새로운 앨범은 내놓고 어느 정도의 반응을 얻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와의 활동도 갑작스러운 제이슨의 질병으로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최근까지도 꾸준히 앨범을 내놓고 있으며 VH과의 재결합 소식을 내놓는 등 현지록팬들에겐 여전히 VH의 오리지널 보컬리스트이자, 역대 최고의 프론트맨 중 한명으로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 Produced by David Lee Roth, Steve Vai

- David Lee Roth : Vocals, Cover Design
- Steve Vai : Engineer, Guitar, Horn (Alto)
- Billy Sheehan : Bass Guitars, Background Vocals
- Gregg Bissonette : Drums, Percussion, Background Voca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