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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즈가 마하리시 요기의 명상요법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순간부터 소위 동양적인 것에 대한 서양대중 음악계의 동경은 매너리즘의 탈출구 혹은 다른 마케팅 전략으로 오해/오용되기 시작했다. 영국의 인도 이민 출신 아웃사이더들인 코너샵이 내놓은 본 앨범이 여기 90년대의 대표작 가운데서 한자리를 차지하게 된 동인은 그처럼 서구적 관점에 박제된 오리엔탈에 대한 반론을 설득력있게 제기하고 있다는 사실에 기인한다.
그러나 이 앨범이 가지고 있는 보다 중요한 의의는 로큰롤의 혈통적 순수성에 대한 은근한 파시즘을 극복한 훌륭한 선례라는 점에 있다. 이를 통해 로큰롤의 지난 50년 역사 속에 거대하게 가록놓여있던 창작 주체와 소비자 사이의 인종적/민족적 장벽이 서서히 붕괴되고 있음을 감지하는 것은 단지 레게와 스카의 주류 시장 진입이 후 현재까지의 물리적 간극에 대한 조바심 때문만은 아니다. 레게/스카의 경우와 달리 그들은 영국과의 역사적 특수성에 덕을 본 것이 아니라, 미국에서 먼저 그 진가가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꼬딱지만한 나라에서 돈으로 범벅이된 일회용품을 만들어내면서 "뮤지션입네"하는, 물건너 훔쳐온 음악으로 "우리 것이 좋다"고 헛소리하는 우리의 우물안 개구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더욱 엄청난 앨범이다. (Sub, 1999/12 박은석)
* AMG : 9/10
* Kerrang! Magazine - 100 Greatest Albums, 1985-2005
* Robert Christgau : 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