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초 꽃미남 밴드로 데뷔 후 한단계 발전된 모습을 보여준 Parklife (1994), Great Escape (1995) 등의 명반을 발표, 1990년대 중반 오아시스와 소위 양대 산맥으로 브릿팝을 이끌지만 그저그런 팝록 밴드로 끝나기 싫었던 블러(BLUR)는 "브릿팝은 죽었다"고 충격적 선언을 하며 기존 앨범들과는 전혀 다른 다양한 변화와 음악적 시도가 담긴 셀프 타이틀 앨범 Blur (1997)를 발표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브릿팝이 죽었다는 선언과는 정반대로 본인들은 앨범 Blur를 통해 확실하게 살아나고, 심지어 한단계 더 도약한다. 본 앨범은 그로부터 2년만에 발표한 6번째 정규 앨범 "13"으로 역시 계속적인 변화와 실험을 시도한 작품이다.
모범생같은 외모와 달리 영악함과 과감성 갖춘 멤버들은 전작에서 시작된 미국 인디록씬의 로우파이의 영향을 받은 사운드에 멈추지 않고, 본 앨범을 위해 윌리엄 오빗을 프로듀서로 영입했다. 영국 출신의 윌리엄 오빗은 1980년대부터 솔로, 협업, 제작자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활동을 해왔으며 90년대 당시 전성기를 맞이했던 일렉트로니카 음악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던 인물로, 본 앨범 직전에 마돈나의 명반 Ray Of Light (1998)를 제작하며 대중적인 성공도 거머쥐었다. 이러한 변화의 조짐은 전작 Blur와 13 사이에 일본에서만 발표했던 스페셜 더블 앨범 Bustin' + Dronin'에 윌리엄 오빗을 비롯해 소닉 유스의 써스톤 무어, 모비 등의 리믹스 버전이 다수 포함되며 어느 정도 짐작이 가능했다.
앨범은 UK 앨범 차트 1위를 기록하며 음악적으로도 호평을 받았다. 특히 싱글 커트된 "Song 2"는 심플한 가사와 노이즈가 낀 사운드에 공격적인 연주가 인상적인 곡으로 국내를 비롯해 전세계적으로 엄청난 히트를 기록해 Blur의 역대 대표곡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Song 2"와는 전혀 다른 스타일로 기타리스트 그래험 콕슨이 주도적으로 만들고 리드 보컬도 담당한 "Coffee And TV"도 상당히 큰 히트를 기록했으며 재미있는 뮤직비디오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곡 역시 현재 밴드의 대표곡으로 알려져 있다.

* Producer : William Orbit, Blur
* UK 앨범 차트 1위

* AMG : 7/10
* Pitchfork : 9.1/10

Graham Coxon - lead vocals and backing vocals, electric guitar
Damon Albarn - electric piano, synthesizer, acoustic guitar and backing vocals
Alex James - bass
Dave Rowntree - drums and tambour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