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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인 체인스에 대한 본인의 개인적인 애정은 (적어도) 그 범위를 90년대에 한정시킨다면, 미적인 예술성과 록커로서의 뮤지션쉽 양쪽에 있어 가장 뛰어낸 밴드라고 말하고 싶다. 그들은 발전하는 밴드였고,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밴드였으며, 노력하는 밴드이자 자유로운 밴드였다.
본 앨범이 나온 시기는 99년이다. 96년 훌륭했던 Unplugged 앨범 이후 레인의 건강 및 제리의 솔로 활동으로 밴드의 공식 활동이 없던 시기였다. 하지만 다소 뜬금없던 이들의 베스트 앨범이 발표된다는 소식은 그리 유쾌하지만은 않았다. 왜냐하면 어쩐지 본 앨범은 밴드로서 앨리스 인 체인스의 끝을 말하는 듯했기 때문이다. 메이저 데뷔 앨범 Facelift가 90년에 발매되었으니 딱 10년만이지만, 이들은 너바나 만큼이나 확실히 화려함과 비참함의 양편에 있었다. 하지만 앨범 자체로만 놓고본다면 누가 어떻게 제작의도륵 가지고 만들었을지는 모르겠지만, 다행스럽게도 발자취를 매우 훌륭하게, 그리고 정성스럽게 담고 있고 인정할 수 밖에 없다. 본 앨범은 어디에도 베스트나 그레이티스트 히츠 따위의 타이틀도 달지 않았고, 사실 퀄러티면에서 본다면 베스트 앨범 이상이라고 볼 수 있다. (비교하자면 이후 나온 베스트 앨범이 바로 레코드사의 우려먹기용 앨범이라고 볼수 있다. 물론 골수팬이라면 국내에서는 미발표된 4장짜리 박스셋 Music Bank를 들어야하겠지만.)
우선 본 앨범의 첫번째 매력은 1번트랙이자 미발표곡인 GET BORN AGAIN에 있다. ′다시 태어나라′는 제목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의 박스셋 MUSIC BANK에는 DIED라는 또다른 신곡이 들어가 있다. 어쨌든 레인과 제리의 중첩된 몽환적인 보컬 라인과 헤비한 기타와 리듬섹션은 이들의 마지막 공식 스튜디오 앨범 ALICE IN CHAINS에 연결되며 발전해 상당히 참신함을 느끼게 한다. 이후 데뷔 앨범의 대표곡이자 밴드의 초기 명곡인 WE DIE YOUNG과 MAN IN THE BOX의 박진감 넘치는 사운드가 이어지고, 이어 DIRT의 휘몰아치는 THEM BONES와 IRON GLAND (슬레이어의 탐 아라야가 참여했다고 하는), ANGRY CHAIR-DOWN IN A HOLE-ROOSTER는 이들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었던 DIRT의 몽환적인 나른함으로 서서히 이끌어간다. 레인의 가냘프면서도 강한 호소력이 담긴 ROOSTER의 라이브를 지나 이들의 2개의 EP에 수록되어 큰 사랑을 받은 앨리스 인 체인스식 어쿠스틱 넘버들인 GOT ME WRONG, NO EXCUSES, I Stay Away가 담겨 있다. 이후 밴드는 DIRT에서 벗어나며 WHAT THE HELL HAVE I(라스트 액션 히어로 OST)과 셀프 타이틀 앨범의 GRIND, AGAIN이 계속된다. 그리고 앨범은 Would?로 마무리된다. 사실 본 앨범은 베스트 앨범이면서도 상당히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는 특징이 있다. 이는 메시지상이나 곡의 분위기/스타일 상으로도 발견되는데 그것은 듣는 사람이 한번 찾아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