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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이상의 결과물로 찬사를 이끌어낸, 헤일리 윌리엄스의 첫 솔로 앨범 Petals for Armor (2020)
2005년 데뷔 앨범 All We Know Is Falling을 시작으로 이후 메이저에서까지 성공을 거두며 여러개의 히트 앨범을 보유한 인기 록 밴드 파라모어(Paramore)의 프론트우먼인 헤일리 윌리엄스가 2020년 5월 첫 솔로 앨범 Petals for Armor를 내놓았다. 1988년생으로 데뷔 앨범 발매 당시 17살에 불과했던 그녀는 어느덧 15년이 넘는 커리어를 쌓으며 30대 초반의 나이가 되었다. 본 앨범이 발표된다는 말이 나오자 비평가들과 팬들은 파라모어를 통해 이미 많은 것을 이루어낸 그녀가 밴드에서 보여 준 것과는 다른 어떤 음악적 정체성을 드러낼지 주목했다.
본 앨범은 총 세 부분(Chapter 1~3)으로 나뉘어 발표되었는데, 이 구조는 단순한 형식적 분할이 아니라 헤일리가 자신을 직면하고 치유해가는 과정을 서사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프로듀서이자 Paramore의 동료 테일러 요크(Taylor York)가 전면에 참여해 전자적 질감, R&B적 리듬, 앰비언트한 사운드스케이프를 적극 활용함으로써, Paramore 시절보다 훨씬 다층적이고 섬세한 음악 세계를 구축한다.
첫 싱글 〈Simmer〉는 낮게 읊조리는 듯한 보컬과 불안정한 전자 리듬으로 시작해, 분노를 억누르는 과정 속의 불안한 긴장감을 절묘하게 담아낸다. 이어지는 〈Leave It Alone〉은 미니멀한 편곡과 가라앉은 멜로디로 상실과 우울을 직시하는 순간을 포착하며, Petals for Armor가 단순히 화려한 솔로 데뷔가 아닌, 한 아티스트의 내면 치유 기록임을 분명히 한다.
앨범 중반부에는 보다 과감한 질감 실험이 등장한다. 〈Cinnamon〉과 〈Sugar on the Rim〉은 펑키한 베이스라인과 전자적 리듬이 어우러지며, 댄서블하면서도 어딘가 불안정한 분위기를 만든다. 이 지점에서 헤일리는 Paramore의 에너제틱한 록 프론트우먼 이미지를 벗어나, 개성적인 인디팝·아트팝 보컬리스트로서의 면모를 보여준다.
후반부에는 자아 성찰과 회복의 메시지가 부각된다. 〈Dead Horse〉에서는 자신의 트라우마와 불완전함을 정직하게 고백하며, 경쾌한 비트로 이를 승화한다. 앨범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Crystal Clear〉는 재즈적인 색채와 흐릿한 보컬 레이어를 활용하여, 비로소 자신을 받아들이는 평온한 순간을 음악적으로 표현한다.
음악적 성취 외에도 이 앨범이 특별한 이유는 ‘취약함(Vulnerability)’을 전면에 내세운 용기다. 헤일리는 제목 그대로 ‘갑옷으로서의 꽃잎’을 선택한다. 이는 공격적이고 단단한 방패 대신, 부드럽고 상처받기 쉬운 꽃잎이야말로 자신을 지켜내는 궁극의 힘이라는 역설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Petals for Armor는 단순한 밴드 프론트우먼의 솔로 프로젝트가 아니라, 아티스트가 내면의 어둠과 치유를 예술로 정직하게 풀어낸 ‘성숙한 자전적 기록’이라 할 수 있다. Paramore의 폭발적인 록 사운드를 기대했던 이들에게는 의외일 수 있으나, 이는 헤일리 윌리엄스가 새로운 음악적 자아를 개척하는 출발점이자, 동시대 여성 아티스트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솔직하게 드러내는 흐름 속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작품이다.
그녀는 본 앨범을 통해 ‘자신을 드러내는 용기’라는 주제를 중심에 두고, 기존의 팝 펑크·얼터너티브 록 틀을 벗어난 실험적이고 내밀한 사운드 탐구를 펼쳐내며 평단으로부터도 Paramore 시절 이상의 호평을 받았다. 감정의 해부학을 음악이라는 세련된 실험으로 풀어낸 용기 있는 걸작이다.
* Producer : Taylor York
* AMG : 9/10
* Pitchfork : 7.2/10
* Rolling Stone : 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