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어하우스의 셀프타이틀 데뷔 앨범이자 팝메틀의 황금기를 마무리한 명반 Firehouse (1990년 作)

아메리칸 하드록/메틀 밴드 파이어하우스의 1990년 셀프타이틀 데뷔 앨범 Firehouse는 90년대초 마지막 불꽃을 태우던 팝메틀씬에서 가장 훌륭한 모습으로 평가받을 만한 작품 중 하나다. 전체적으로 좋은 곡들이 가득해 싱글로도 여러곡이 사랑을 받으며 멀티플래티넘을 기록하고 밴드는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등 당시 각종 신인상을 휩쓸었다. 특히 그 중 차트 정상권에 오르며 빅히트를 기록한 파워 발라드 Love Of A Lifetime는 수려한 멜로디 라인과 CJ 스네어의 탁월한 보컬이 만들어낸 파이어하우스의, 파이어하우스를 위한 곡으로 그들의 시그니쳐 송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곡을 계기로 밴드가 국내에도 알려지며 내한 공연을 할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은 계기가 됐다. 하지만 이들이 발라드를 유난히 많이 히트시킨 것은 사실이나, 그것만으로 이들을 발라드만 부르는 그저그런 밴드로 부르는 것은 넌센스다. 실제로 이 앨범에서만 보더라도 발라드는 Love Of A Life Time이 유일하며, 오히려 그외의 트랙들에서 이들의 빛나는 재능을 발견할 수 있다. 하드록 넘버들인 Overnight Sensation, Helpless, Lover's Lane를 비롯해 또다른 히트곡 All She Wrote, Don't Treat Me Bad 등은 모두 그 예로 귀에 쏙쏙 들어오는 강력한 훅을 갖고 있다.
돌이켜보건데 밴드 파이어하우스는 고난이도의 테크닉이나 뭔가 새로운 사운드를 보여주지는 않았지만, 록밴드로서 탄탄한 기본기와 라이브 실력, 뛰어난 작곡력을 겸비하며 오히려 겉멋에 치중한 여타의 신인 밴드들보다 한 수위로 평가받을 수 있었다. 특히 비음이 살짝 섞인 하이톤의 깔끔한 보컬을 소유한 CJ 스네어의 감칠맛나는 보이스는 이들의 곡을 더욱 빛나게 해주었다. 그가 비록 대단한 카리스마나 파워를 겸비한 보컬리스트는 아니지만 곡을 소화해내는 능력과 듣는이에게 전달하는 호소력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또한 어느덧 발매된지 15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언제 들어도 좋은 앨범이다.

Producer : David Prater